2024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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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수상작을 읽는 걸 좋아한다. 상의 종류를 떠나 수상작들의 문체에 미혹되어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소설들이 왜 더 알려지지 못할까 늘 아쉬운 마음이다. <2024 올해의 문제소설>은 처음 읽어봤는데 한국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하거나 눈여겨보거나, 혹은 이름이라도 들어본 작가님들이 대거 등장하기에 낯설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2024 올해의 문제소설>에는 12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여자의 삼대를 다룬 <안반>을 시작으로 동성애와 연애 프로그램을 다룬 이야기, 고모와 조카의 부산 여행, 아역배우의 이야기, 최근 한 영화가 떠오르는 오컬트를 다룬 이야기 등 묵직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늘 그렇듯 밝은 이야기보다는 어둡고 무겁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더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라 한 작품 한 작품마다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게 된다.

무겁지만 비슷하지 않은 다양한 이야기들 중에 최근 SNS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연상되었던 두 아역배우가 성인이 된 후 어릴 적 찍은 미디어를 다룬 이야기가 포개져 더 깊이 있게 다가와졌고 처음 등장하는 권여선 작가님의 <안반>은 할머니와 어머니, 두 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여성이라면 공감 갈 만한 이야기인데 여성들의 삶과 심리를 예리하면서도 찰지게 담아내 똑같이 느꼈던 감정들을 어떻게 이런 문장력으로 담아냈을까 놀라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마도 소름 돋도록 현실의 내 어머니, 할머니와 닮은 주인공들이 모습이, 몸은 귀찮으면서도 자식 된 도리에 묶여 할 수밖에 없고 해낼 수밖에 없는 혜영의 모습에서 엄마와 딸의 어쩌면 지독하게도 모진 관계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내가 느끼지 못한 관점을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알아가는 것은 인생의 또 다른 편협함을 개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동성애 같은 내용은 최근 다양한 소설을 통해 모났던 생각들이 깎이는 것을 느끼는데 <반려 빚> 그런 의미에서 생각의 폭을 넓혀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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