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하 인간 - 노력하고 성장해서 성공해도 불행한
제이미 배런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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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던 때가 있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나와 나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사회라는 거대한 곳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며 겪게 되는 시행착오들을 위로하는 말로 씁쓸하지만 이처럼 알맞은 말이 또 있을까 싶어서 공감을 했었던 문장이었다. 그 후 왜 청춘에게 아픔을 강요하는 사회를 용인하냐는 듯한 반박의 글들을 보게 되었고 나는 그 말에 또 한 번 공감을 했더랬다.

정답이 있을까 싶다. 내가 노력해서 어느 정도의 성취감을 얻는 것은 좋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해 자신을 채찍질만 하다가는 금방 넉다운 돼버리는 상황을 보았고 겪었기에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인지, 환경에, 상황에 몰려서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고 착각하며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실 중년이 된 지금도 이런 생각으로 수많은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니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는 분들이 누누이 얘기하는 나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라는 말 외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과부하 인간>은 제목만으로도 너무 많은 것을 강요하는 현시대를 잘 표현하고 있다. 항상 밝고 긍정적이며 예의도 바르고 빠릿한 행동력은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명석한 두뇌, 그로 인한 주변의 인기와 훈훈한 외모까지, 미디어의 노출로 너무 많은 것들을 강요당하는 세상에 내몰린 현재, 바쁜 일상에서 숨돌릴 틈 없이 우리는 SNS로 내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비교하며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타인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예뻐 보이고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다는 자기최면에 걸려 좋은 음식, 좋은 집, 좋은 여행지에 가서도 그것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기보다 타인에게 보여주기에 급급해져 버린 세상, 나 또한 그런 면이 있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타인이 배우니까 따라 배우고 타인이 하는 게 좋아 보이니까 따라 하는 좀비 같은 생활이 언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해진 행복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내용으로 충격을 받거나 할 정도의 내용은 아니지만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의 내 모습과 앞으로의 나를 위해 할 것들을 찬찬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연말이라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에 노력하며 사는 삶에서 체력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외면했던 내면의 목소리를 책을 통해 깨닫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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