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랜드 - 5억 5,000만 년 전 지구에서 온 편지
토머스 할리데이 지음, 김보영 옮김, 박진영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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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신비는 파도 파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애초에 신을 믿지 않기에 창조론을 믿지는 않지만 그에 대두되는 진화론을 거슬러 올라가도 어떻게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나 원숭이는 인간이 되지 못하고 사람만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을까란 이해되지 않는 궁금증이 어린 시절부터 늘 있었기에 신비하면서도 궁금하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대목들이다.

<아더랜드>는 5억 5,000만 년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 지구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간다면 오류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지질학적 특성들이 튀어나오기에 플라이토세에서 에디아카라기에 이르는 지구의 다양한 모습들을 들어가기에 앞서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사실 잘 살펴본다고 해도 16개의 다양한 시대의 변천사를 머릿속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자는 현재 지구의 특징과 비교하며 그때의 지리학적 모습들을 설명해 주고 있어 독자들의 지구 탐험을 친절하게 도와준다.

긴 상아와 거대한 몸집으로 괴물로 그려졌던 동물들이 현대의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다는 이야기에서는 그 시대의 일반적인 기준을 현대의 기준으로 잘못 해석하는 오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현재의 잣대로 재단한다는 것은 애초의 의도와 상관없이 폭넓게 파생되었을 때의 위험성 또한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지구의 변천사의 해석에 있어서도 강대국의 잣대에 휘둘리는 부분에서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현재의 모습과 다른 지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동서양 간의 우월감의 기준이 된다는 인간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대륙이 떨어지기 전 기후 변화와 그런 기후에 맞게 생물과 식물들의 성장, 이후 대륙의 이동으로 산맥이 생기고 홍수 등으로 산맥이 물에 잠겨 호수나 바다를 이루는 이야기는 지구의 발자취를 숨 가쁘게 따라가도 실로 놀라울 수밖에 없다. 상상도 가지지 않는 단위의 오랜 시간이 흐르고 흘러 물이라고는 없었던 곳에 거대한 강이 생성되고 그 주변을 이루며 새로운 종들이 토착을 이루는데 호수는 몇만 년 후 기후 변화로 사라지고 다른 이름의 호수로 이름이 대체되는 등의 변천사 등은 지구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생동감을 들게 한다. 지금껏 읽었던, 다소 딱딱한 느낌의 지구 변천사를 생생하고도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어 지구 초보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을 만큼 잘 정리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평소 해당 분야에 취약했기에 온전히 이해하며 읽는다는 것에는 다소 자신이 없지만 그럼에도 그런 부분 때문에 도전해 보지 못했던 지구의 역사를 밟았다는 것에 있어 애초의 걱정보다는 즐거운 여행으로 기억되게 해주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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