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의 벽 - 돈, 인간관계, 건강, 나답게 살기 위한 인생 후반 전략
오이시 하루 지음, 정지영 옮김 / 프롬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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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공자가 했다던 '불혹'이란 나이를 훌쩍 지났다.

젊었을 적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던 마흔이란 나이가 되었을 때 무수한 고민 앞에서 괴로웠던 적도 있었지만 정확히 따져보면 먹고 사느라 지금의 내 고민을 내일로 미루기 일쑤였던 것 같다. 돌이켜보니 그전과 다를 것 없는 고민을 지금도 하고 있지만 역시 오늘 하루가 고단하기에 내일로 미루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40세의 벽>은 인생의 끊임없는 고민 앞에서 오늘이 고단하여 내일로 미루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아마도 저자가 워킹맘이었고 같은 여자이기에 공감이 더 많이 되었던 것 같다. 내 일에 대한 욕심과 가정도 화목하게 꾸리고 싶은 마음은 아이가 생기고 커 갈수록 고민이 폭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되는 대목이다. 나 자신으로서 하던 일에서 밀리고 싶지 않은 욕심과 엄마로서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모든 워킹맘들의 마음일 것이다. 내 주변에도 아이가 커감에 따라 달라지는 고민의 무게 때문에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지인들이 있다.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아이가 자라서 전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적어질수록 나 자신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하나란 고민 앞에 힘들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저자가 그전까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 또한 워킹맘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것들이라 남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이가 커가며 드는 미래 지향적인 고민들이 이제껏 그녀가 했던 일들을 다시금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전환하게 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하는데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힘들지만 이렇게 사는 것이 평범한 것이라 자위하며 사는 삶에 대치하며 40세의 벽을 넘어서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과 대치하는 강인한 사람이란 대목에서 나 또한 나 자신에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N잡러나 지금의 직업을 보고 전에 했던 직업이 연상되지 않을 정도의 직업 전환을 하는 일들이 신기한 게 아닌 세상이 되었다. 그분들을 볼 때마다 각자 무수한 밤을 고민으로 지새우며 치열하게 살아간 결과라는 생각에 그들의 결정과 행동력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곤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집안일을 충분히 병행하여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직업으로 삼는 이야기는 아이를 둔 엄마라면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고민이어서 지금 일과 가정과 육아에 대해 숱한 밤을 고민으로 지새우며 갈팡질팡하는 사람이라면 차마 마주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나아갈 길을 비칠 지침서가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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