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스완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동성을 좋아하는 자신의 성향 때문에 게이인 줄 알았으나 여성으로의 삶을 바라왔다는 것을 알게 된 나기사는 뉴하프 클럽인 스위트피에서 일하며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 중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맞는 호르몬 주사비도 만만치 않고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돈이 제대로 모이지 않아 언제쯤 수술을 할 수 있을지 막연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하지도 않는 친척이 낳은 딸이 학대를 당한다며 지역에 알려져선 안된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서 억지로 떠맡다시피 이치카와의 동거가 시작된다. 석 달이라는 짧은 기간과 양육비, 어머니의 길고 지루한 한탄을 듣기 싫어 이치카와의 동거를 수락했던 나기사는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늘 경계하는 듯한 이치카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정을 주지 않는다. 어차피 함께 오래 살 사이도 아니고 나이는 드는데 성전환 수술을 언제쯤 할 수 있을지 등의 생각으로 머릿속이 차 있던 나기사는 이치카에게 상냥하게 대해줄 여력이 없었고 술집 생활을 하며 이치카를 어린 시절부터 방치했던 어머니에게 익숙했던 이치카는 그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삶 자체가 무의미하고 즐거운 일이 없던 이치카에게 유일한 관심은 발레였는데 어느 날 집 근처에 있던 발레 교실에서 아이들이 발레 연습하는 것을 몰래 들여다본 것이 계기가 되어 발레 교습소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보다 한 학년 위인 린을 만나게 된다. 전학 오자마자 벌인 사고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였던 이치카에게 유일한 말벗은 린이었고 발레 교습소에서 제일 실력이 출중했던 린이 이치카에게 기본 동작들을 따로 가르쳐 주며 둘은 친해지지만 돈이 없으면 오래 살아남을 수 없는 발레의 세계에서 부자인 린과 달리 발레를 좋아한다고 현실적인 벽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이치카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기에 린으로부터 알게 된 알바를 하며 돈을 모으게 되는데 불미스러운 사고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되면서 나기사는 이치카가 발레를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고 남들이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해서든 이치카의 발레를 지원해 주고 싶은 바람이 생긴다.

젊은 시절 영업직을 했던 경험을 살려 밤에만 일하던 스위피티 말고 또 다른 일자리를 찾으려던 나기사는 몇 달 동안 구직활동을 했지만 젊지 않은 나이와 평범하지 않은 성 정체성 때문에 구직이 되지 않고 결국엔 큰맘 먹고 몸을 파는 루트까지 흘러들어가지만 자신이 바랐던 것은 그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사람들에게 가십이나 조롱거리로 전락해버리는 남장여자라는 현실, 마음은 이미 여자이며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여자로서 살아가기 위한 큰 수술비를 모으는 것조차 쉽지 않다. 여자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것을 어머니는 모르기에 고향을 찾을 수도 없으며 자신과 같은 부류가 아니면 자신의 고충이나 외로움 등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며 위안 받을 수도 없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아파도 누구 하나 자신을 보살펴 줄 수 사람이 없는 현실은 나기사를 더욱 외롭게 만든다. 그리고 나기사는 만남부터 불편하기만 했던 이치카의 그 눈빛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치카가 발레로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긴 머리를 자르고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

<미드나잇 스완>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슴 찡하게 다가와서 나기사가 이치카를 위해 머리를 자른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가슴 짠하게 다가왔다. 보이는 모습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지, 아동학대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또 얼마나 아픈지, 서로 아픔을 지니고 있기에 본능적으로 품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