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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건 싫은데 혼자 있고 싶어 - INFP 공감 100배 에세이
우유곽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평점 :
MBTI란 것을 알았을 때부터 그 뒤에도 항상 변함없이 INFP를 고수해오고 있다.
좋게 말해 인성 좋고 평화주의자지만 타인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고 지나간 일에 잠 못 이룰 정도로 후회가 많으며 생각이 많은 탓에 화가 나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전전긍긍 거리는 일이 많고 뭔가 결정하는 일에도 답답할 정도로 느린 편이다.
MBTI 결과를 나 자신에 맞춰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라는 틀에 박혀 살면 안 되겠지만 처음 MBTI 결과를 봤을 때 20대 때 MBTI를 알았더라면 '나는 왜 이렇게 생겨먹은 것일까?'라는 고민 속에서 덜 힘들고 자유로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보다 뭔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에 오랜 시간이 걸려 주위로부터 느려 터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빈말이라도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아 하는 성격이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참 애를 먹었다. 그런 일로 주위에 사회성이 좋은 동기가 있으면 늘 비교하며 나 자신을 자책하기 바빴고 나는 왜 저렇게 하지 못할까라며 나 자신을 향한 날선 비난을 날리고는 했지만 MBTI를 접하면서 나란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구나란 자각이 들기 시작해 이제는 뭔가 결정하는 일에 나 자신조차 답답할 정도로 느리지만 그만큼 신중해서 오랫동안 생각하는 타입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전적으로 신봉하면 안 되지만 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해줬다는 것에 그 어떤 의의를 달 수 없을 만큼 MBTI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제목을 보자마자 완전 INFP를 위한 에세이란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을 느끼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여럿이 함께 있고 싶지도 않은 INFP만의 모순적인 모습을 제목에 너무도 잘 나타내서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제목이 있을까 싶었다.
요즘 참 여러모로 많이 힘들고 고단했는데 누군가에게 말하자니 구구절절 말하는 것도 귀찮아서 끙끙거리고 있었는데 그림과 글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공감받고 위로받은 느낌이 들어 사회생활을 하며 받은 울분들이 어느 정도 녹아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곁에 있는 사람이 INFP라서 더 알고 싶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의미보다는 INFP인 나 자신이 위로받고 싶을 때 편하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