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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 - 벗겼다, 국가를 뒤흔든 흥망성쇠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4월
평점 :
tvN에서 <벌거벗은 세계사> 프로그램을 가끔 본다. TV보다 책자로 보는 것을 즐겨 하는 이유도 있지만 방송을 제대로 챙겨 보는 것도 여의치 않아 가끔 재방송을 보는 정도인데 어쩌다 보게 되는 방송은 그야말로 흥미로워서 항상 끝날 때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듯 책으로 <벌거벗은 세계사>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 tv로는 무심히 지나쳤던 이야기들을 활자를 통해 꼼꼼하게 짚어볼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제때 챙겨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 좋았다.
<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은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상당한? 이란 표현보다는 어마어마한 재력이라 칭해야 맞을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는 익히 알려진 게 많다.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르네상스를 꽃피울 수 있었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아마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재력이 있다면 권력도 함께 쟁취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에 훈훈한 미담 같은 이야기 뒷면엔 그와 상반되는 권모술수에 실망감을 안게 될 것이다.
그 이외에도 세계의 굵직굵직한 경제사를 담고 있는데 영국의 노예무역과 달러의 두 얼굴, 산업혁명의 흑과 백, 석유 패권과 마약 카르텔, 일본의 버블 경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영국의 산업혁명 챕터가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데 획기적인 발명으로 기존 가내수공업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폭발적인 생산 증가를 가져왔고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고 더 윤택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부를 이룬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런 것이지 산업혁명과 맞물린 인구증가와 도시로의 팽창이 노동자들을 더욱 열악하고 더러운 환경에서 살아가게끔 몰아넣은 이야기는 볼 때마다 가슴 아프고 분노하게 된다.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인간다움을 보장받지 못하고 동물처럼 일만 하다 장애가 생기거나 죽어도 어떠한 보상조차 받을 수 없고 힘들게 6일 동안 일을 해도 생활비를 빼면 제대로 된 생활조차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사람들은 무슨 낙으로 살아갔을까,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의 반복적인 패턴이 발생하며 산업혁명의 드리워진 그림자로 영국은 노동법이 강화되었다고 들었다. 다른 챕터에서 다뤄진 경제사들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영국의 산업혁명은 같은 노동자로써, 점점 후퇴하는 듯한 대한민국의 열악한 노동법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는 안이한 법망과 모든 것들을 방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라서 더 공감되었다.
모든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지만 빛보다 그림자가 더 암울하고 고약한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그 어떠한 영적인 면보다 감정적인 욕구에 충족하거나 쉽게 망각하는 인간의 또 다른 면 때문일까, 이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들의 비일비재함 속에서 과연 인간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란 고민에 압도당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