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 소소하지만 의미 있게, 외롭지 않고 담담하게
무레 요코 지음, 손민수 옮김 / 리스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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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 작가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그녀의 실제 나이를 잊어버리곤 한다. 으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어르신의 느낌보다 젊은 감각과 깨달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나도 저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는데 그런 그녀는 과연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란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를 만나게 되었다.

무레 요코란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설이나 간혹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삶이 어떠하다는 것을 대강 눈치채고 있었을 텐데 아마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런 그녀의 이미지 그대로를 계속 고수했을 것 같다. 이렇게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란 걸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기에 무레 요코란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본 것 같아 흥미로웠다.

"소소하지만 의미 있게, 외롭지 않고 담담하게"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이 문장이 그녀의 삶을 대변해 주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글 쓰는 재주 말고도 삶에서 참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어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고 생활하는 모습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첫 장부터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실천하는 모습이 등장하는 데 플라스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옷감을 바꾸고 기존의 옷들을 정리하는 등 머리로는 알지만 당장의 불편함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는 나 자신의 생활을 돌이켜보게 되어 반성하게 되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플라스틱 최소화가 늘 밑바탕에 깔려 있어 그릇 용기를 바꾼다거나 청소용품을 바꾼다거나 물건을 살 때도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사는 등 제대로 실천해가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플라스틱을 최소화하는 삶에 이어 뜨개질이 등장하는데 엄마가 보셨던 잡지책의 아련한 추억과 어릴 적에 배웠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뜨개질을 다시 시작하면서 옷이나 속바지, 마스크에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에 꽂히면 정작 해야 될 일들에 소홀하게 되기 일쑤인데 그녀는 노련하게 취미와 작가의 시간을 잘 분배하여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양말 뜨기도 하루 30분씩만 정해놓고 하고 뜨개 털실의 볼륨감과 색상 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어울리거나 어울리지 않는 옷들을 고민하는 모습조차 그녀가 얼마나 즐겁게 그것을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덩달아 즐거움을 전달받는 느낌이었다.

독신으로 생활하기에 고양이 외에 남편이나 자식의 등장은 나타나지 않는다. 고양이와 둘이 사는 삶이 무료할 때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살 무레 요코가 아니란 것을 에세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일상에서 롤러코스터급 변화를 보이는 일은 없지만 늘 자기 보폭만큼 서두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을 완급을 조절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꽤나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조급함도, 반대로 나태함도 느껴지지 않는 적당한 평화로움과 행복감이 느껴지는 삶,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씩 확장해나가며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는 그녀의 삶을 보며 바쁘게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자체로도 위안과 인생이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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