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테러리스트 - 소년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나?
마츠무라 료야 지음, 김난주 옮김 / 할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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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죄의 나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와중에도 잔인하며 악랄한 소년범죄는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14세 미만 청소년이 저런 범죄를 저질렀을까, 아무리 어리다고 하지만 악마가 아닐까 싶은 범죄 앞에 너무도 반성 없는 소년 범죄자의 모습에 국민들이 할 말을 잃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성인과 달리 갱생의 기회가 있기에 처벌조차 미미한 소년범죄는 반대로 피해자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피해에 너무도 가벼운 처벌로 인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게 한다. 그리고 <15세 테러리스트>는 이런 문제를 담아낸 소설이다.

자신의 이름과 학교를 밝히며 신주쿠 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영상을 올린 소년, 그에 대한 비난과 장난이라는 조롱의 댓글이 빗발치는 가운데 한 시간 뒤 신주쿠 역에서 폭탄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와타나베 아쓰토는 여동생과 함께 할머니 댁에 맡겨져 키워졌다. 여동생 때문에라도 반듯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던 아쓰토는 공부나 체육 모두 잘하는 학생이었지만 어느 날 학생이 버린 담배꽁초의 불씨가 집에 옮겨붙으며 큰 화재로 이어져 할머니와 여동생은 숨지고 아쓰토만 살아남게 된다. 이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아쓰토와 가해자인 소년이 비교되며 언론에 공개되기 시작했고 아쓰토는 결국 학교를 그만두기에 이른다.

사랑하는 애인을 소년범죄로 잃은 안도는 기자라는 직업을 살려 소년범죄의 실상을 기사로 써 사람들에게 전한다. 사랑하는 애인을 잃은 댓가를 자신의 기사로 복수로 옮기는 안도는 '소년범죄 피해자의 모임'에서 아쓰토를 만나게 되고 신주쿠 폭탄 동영상의 인물이 그라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된다. 한동안 모임에서 아쓰토를 보지 못했던 안도는 그가 모임에서 사라지기 전 소년법 제정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던 의원 히즈와 언성을 높이는 대화가 오고 갔음을 알게 된다.

제목부터 왜 15세 소년이 테러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을까란 궁금증이 들었다. 그런 의문은 아쓰토란 인물의 성격만 봐도 악랄한 소년범죄를 일으킬만한 인성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그래서 더욱 이 소년은 왜 신주쿠 역에 폭탄을 설치해야만 했던 것일까, 그래야만 했던 사연에 더욱 의문이 들게 된다. 아쓰토는 무엇을 알리려고 했던 것일까? 폭탄을 설치하며 자신을 공개했던 아쓰토는 어떤 진실에 도달했던 것일까?

소년범죄와 관련된 소설이나 드라마는 사실 많이 불편하다. 인간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이란 게 아예 없는듯한 그들의 잔혹하고도 무차별적인 범죄에 잡힌 소년들은 반성은커녕 실실 웃거나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더욱 분노케하는 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잔인한 범죄지만 기록조차 남기지 않으며 정보조차 공개되지 않는 이 황당한 처벌 앞에 피해자가 느껴야 할 분노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그것일 것이다. 이런 사건들이 소설이나 드라마의 설정이 아닌,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게 더욱 충격적이고 암담하게 다가오는데 아무리 소년범죄라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범죄 앞에서 그에 미치지 못하는 처벌은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니 개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을 하는 편이지만 지지부진한 법 제정 앞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건들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외에 달리할 게 없어 더 안타깝고 착잡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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