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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미생물 세계사
이시 히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3월
평점 :
아무래도 바이러스와 밀접한 환경에서 근무하는지라 책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일상이 많이 달라졌고 더욱 조심스러워졌으며 쉽게 간과하며 지냈던 바이러스 등에 다들 관심이 많아졌다. 연예인이나 감기 때문에 착용하던 마스크를 온 국민이 모두 착용하는 진풍경을 보기도 했고 이제는 웬만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해제가 되었음에도 그 상황이 어색해서 마스크를 쉽사리 벗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도 조심성이 부각되긴 했었지만 코로나19가 불거졌을 땐 이 정도로 오래갈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었기에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바이러스 전파력과 관련된 책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기존에 접했던 책들과의 차별화도 이 책이 궁금하게 여겨졌던데 한몫했던 것 같다.
오래전 인류에게 닥쳤던 페스트 등의 감염병과 최근 코로나를 겪으며 온 세계를 뒤덮은 감염병의 전파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오래지 않아 전파되어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하게 되었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의료장비 부족이나 화장터가 없어 일상생활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자행되는 것을 보면서 경악하기도 했다.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인 감염병이 얼마나 인간을 나약하게 만드는지, 그 속에서 다양한 양상들과 추태들을 보며 많은 궁금증과 아쉬움, 대비책이 강구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의 진원지로 거론되기도 했던 중국의 원난성이 페스트 대유행의 시발점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다양한 감염병 중에 동물과의 접촉으로 생겨난 감염병이 적지 않은데 언젠가 감염병을 다룬 책에서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터전을 잃은 동물들이 인간이 사는 주변으로 오게 되었고 접촉할 수 있는 반경이 적어지면서 더 다양하고 빈번한 바이러스 노출에 처해 있다는 글을 보았는데 이 책에서도 에이즈 등 동물에게서 전파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어떤 해를 미치는지 담고 있다.
감염병을 다룬 기존의 책들은 간단한 흥미 위주의 글들을 담았다면 이 책은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감염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 책 표지에 의사, 간호사, 메디컬 전문가들에게 등대 역할을 한 책이라는 수식어가 괜한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알차다는 느낌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