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의 독서법 - 분열과 고립의 시대의 책읽기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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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가의 독서법>이란 제목에 눈길이 갔다. 대놓고 서평가라 칭하는 이는 무슨 책을 읽을까?

아마 책 좀 읽는다 하는 사람이라면 서평을 전문으로 삼는 이들이 어떤 책을 읽을지, 책평을 어떤 글로 옮겨놓았을지가 궁금하지 않을까?

저자인 '미치코 가쿠타니'는 1998년 비평 분야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학비평가이자 서평가이다. 영어권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로 알려져 있으며 내로라하는 유명 작가들을 향해 독설과 혹평도 서슴지 않는다고 설명되어 있으나 책 속에 담긴 서평을 보면 그런 느낌은 많이 들지 않는다. 수많은 서평 중 고르고 골라 그런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독설이 담긴 서평은 또 어떤 느낌일지도 사뭇 궁금하다.

<서평가의 독서법>은 '분열과 고립의 시대의 책 읽기'라는 부제가 주는 느낌이 제법 크다. 실린 서평들을 읽고 있노라면 인간으로서 마땅히 느껴야 할 올바름의 잣대들을 담은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사회나 경제, 정치적인 문제들처럼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들의 여파가 소설 속에 어떻게 담겨 우리에게 전달되는지 명료하게 나타내고 있다. 문학비평가라는 타이틀 때문에 보통 문학상 수상작에 실리는 문학평을 떠올리며 난감한 부분을 맞닥뜨리게 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화려한 문체로 장식한 글이 아니어서 의외로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한 서평이 많아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글을 읽다 보니 평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기준이 모호해져서 곤역스러운 면은 있었다. 반대로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한 평으로 인해 읽어보고 싶은 책들의 목록이 많아졌다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서평이지만 어느 한곳에 치우친다는 느낌이 주는 무거움이 들지 않아 좋았고 장황하게 길지 않은 평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최근 코로나19로 불거진 상황을 통해 바이러스와 관련된 소설이나 경계나 잣대가 모호해져 점점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국민들의 모습을 잘 나타낸 소설들은 더 와닿았다. 인간이 멸종되지 않는 이상엔 이런 현상은 없어지지 않고 지속되겠지만 전자기기가 없던 시절에 현재의 모습을 예견하고 그린 소설들은 역시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책을 읽고 짤막한 독후감식의 글을 쓰면서 타인이 작품에 대한 평을 쓴 글을 잘 읽기 않기 때문에 문장력이 늘지 않는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기에 책 제목에 더 이끌렸던 것 같은데 전문적인 느낌은 있지만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풀어놓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자가 쓴 글들이 더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저자가 언급했던 책들을 읽은 후 서평을 다시 읽는다면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넓은 시야로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책을 읽는 내내 왠지 더 고마운 기분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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