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39가지 길 이야기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이야기
일본박학클럽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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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큰 건물이나 이정표가 없던 시절, 드넓은 평야를 며칠동안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대륙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바라보며 앞으로 걸어나갔을까? 방향감각이 無에 가까울 정도의 나같은 사람에겐 길이든, 바다든 길을 개척한다는 것 자체가 신의 영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일인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비롭고 신기할 따름이다.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39가지 길 이야기>는 10만년 전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난 인류의 첫 발걸음부터 시작한다.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를 벗어나며 퍼져나갔고 아프리카 밖으로의 걸음을 내딛은 이유가 뇌용량이 커졌다는 설이나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담아냈다. 이후 무역과 식민지를 위해 지중해를 넘었던 페키니아인의 길, 종교에 큰 획을 그은 바빌론 유수의 길, 민주주의의 대표격인 아테네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게 한 페르시아 전쟁의 길, 화려한 동아시아의 날개를 꺽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원정길, 한니발의 이탈리아 원정길 등 '길'에 대한 '역사'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우리가 알았던 혹은 몰랐던 길 위의 역사들이 이렇게나 많고 생생했던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음식으로 인해 개척된 길이나 종교 등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어마어마한 인명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페스트 로드 이야기는 섬뜩하게 다가왔다.

보통 '길'과 연관지어 '대항해'시대를 떠올리면 눈부시게 발전한 내용보다는 원주민을 착취하고 식민지화하여 인간을 동물처럼 사고 파는 암울한 이야기들이 떠오르게 마련인데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다가갈 수 있게 풍부한 배경지식을 담고 있어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중간중간 옛길을 찍은 사진이 담겨 있는데 그 길을 바라보는 현대인으로서 참 묘한 기분이었는데 지금처럼 모든것이 발전하지 않았다고해도 그에 뒤쳐지지 않는 인간의 열정이 그 길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아 자꾸만 바라보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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