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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 브레인 - 탄수화물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파괴하는가, 개정증보판
데이비드 펄머터 지음, 김성훈 옮김 / 시공사 / 2023년 1월
평점 :
최근 저탄고지 식사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을 대체하는 식사 법인 저탄고단.저탄고지 식사법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고 직접 경험하며 좋은 점들을 알려주는 유튜버들도 여럿 보았다. 물론 이와 관련된 책들도 숱하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반격을 드는 저탄고지가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저탄고지가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오히려 이 식습관이 해가 되는 사람들까지도 몸을 혹사시켜가며 저탄고지를 실행하는 문제점을 지적한 책도 보았다. 바로 인슐린 분비와 관련 있는 저탄고지 식단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저탄고지를 실행하기에 앞서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와 수치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이 방법이 적절한지 의료진과 판단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고를 보고 저탄고지를 실천 중이던 나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2013년에 초판으로 출간되어 글루텐 함유 음식을 피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글루텐이 염증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게 골자였는데 그동안 이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사례와 연구를 통해 글루텐이 인체에 좋지 않다는 주장을 강화한 개정판이다. 인체에서 염증을 악화시키는 퇴행성 질환들과 알츠하이머병이 글루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주장에 증거를 뒷받침하는 사례들이 실려 있기도 하다.
그리고 저탄고지 식단을 차치하더라도 평소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높음을 알고 있기에 끊지는 못하더라도 줄이기라도 해야겠다는 심적 부담을 늘 가지고 있음에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어려워 고민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인체에 미치는 인슐린의 영향이 뇌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에 지금까지 읽었던 내용들보다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평소 좋아했던 빵들을 끊게 된다면 아마 이 책 덕분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 정도로 탄수화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강력하고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체에서 포도당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한데 이 당분자는 췌장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허락을 받아야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인슐린의 임무하에 포도당을 혈류에서 근육과 간, 지방, 간세포로 실어 나르는데 포도당을 쉬지 않고 섭취했을 때 세포들이 인슐린 폭주에 반기를 들고 둔감하게 반응하여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져 2형 당뇨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게 고혈당이 되면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한 당이 혈액에 쌓이게 되고 이것이 시력장애, 감염, 신경 손상,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당뇨가 무섭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치매나 알츠하이머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점점 드러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간 알고 있었던 의학 지식에 강한 충격을 주는 이야기라 당연하게 여겼던 탄수화물 섭취가 얼마나 인체에 위험한 영향을 초래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탄수화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설명하며 백미보다는 현미밥을,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는 통곡물로 만든 빵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조차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탄수화물이 들어간 빵이나 밀가루 음식, 밥과 당분이 들어간 과일 섭취에 대해서도 제한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것은 제안이 아닌 강력한 경고를 할만한 사항이라는 조언까지 덧붙인다. 이런 강력한 충고를 덧붙이는 이유에는 저자가 뇌과학과 영양학에 있어 정상의 자리에 있으며 탄수화물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뒷받침하는 사례를 임상에서 수없이 봐왔으며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더 이상 간과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주식이 밥보다는 빵을 많이 섭취하는 편인데 문제는 빵에 들어있는 당분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나의 평소 식습관이 엄청나게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뇨병이나 비만을 떠나 뇌에 엄청난 파괴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하니 내가 먹는 음식들이 평소 앓고 있던 퇴행성 관절염과 자주 나타나는 편두통으로 이미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해체하기는커녕 그 가속도를 더 높이고 있었다니 충격과 공포가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 터. 누군가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로 일반인들을 너무 두려움으로 몰아넣는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뇌 관련 질병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주범이란 이야기가 그냥 넘길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그레인 브레인>은 통곡물의 진실을 화두로 뇌에 당분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며 이후 탄수화물보다 단백질과 지방, 필수 보충제를 통해 기존의 식습관에 변화시키는 방법과 이런 식습관이 정착시키기 위해 식단이나 레피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워낙에 빵을 좋아하긴 했지만 최근 2년 동안 빵과 같은 디저트가 주식이 되는 과정을 통해 간헐적인 편두통과 급속한 혈당 저하로 현기증이 나타나는 빈도가 자주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빵을 줄여야겠다는 자각을 하였으나 쉽사리 끊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소개된 식단과 프로그램을 통해 더 늦기 전에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