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나 독특한 소설을 쓰는 작가님이라 모든 소설이 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접해보지 못한 소설을 만나면 왠지 모를 반가움과 설렘에 고민 없이 들춰보게 되는데 이번 소설은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님의 '휠체어 탐정' 시리즈가 연상되는 제목이라 더 기대가 됐었다.

<안락 탐정>은 '아이돌 스토커', '소거법', '다이어트', '식재료', '생명의 가벼움', '모리아티'의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안락 탐정을 찾아오는 의뢰인마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안락 탐정의 이야기를 연작소설로 싣고 있는 작가이다. 안락 탐정과 말장난 같은 말들로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며 유쾌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궤변이냐 철학적이냐의 기로에서 살짝 고민하게끔 만드는 질문들에 독자로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 질문들이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의 대화를 실제로 옆에서 듣게 된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임이 백 프로라는 확신이 들 만큼 이들의 대화는 지루한데도 자존심을 세우는 두 사람의 모습은 재미있게도 다가온다.

<아이돌 스토커>는 잡지 모델로 데뷔했던 주인공이 아이돌로 데뷔하면서 스토커로부터 괴기스러운 편지와 협박을 받는 내용을 담고 있고 <소거법>은 사내에서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에 예민한 주인공이 협찬을 받는 다이어트 제품을 받음에도 몸무게가 줄기는커녕 늘고 있어 그와 관련하여 안락 탐정에게 의뢰하는 내용을 담았고 <식재료>는 가져온 식재료를 그 자리에서 음식으로 만들어주는 식당 할인쿠폰을 받아 부부와 딸이 식당을 방문했는데 잠깐 사이 딸이 사라져버렸고 그 사이 나온 음식이 혹시 사라져버린 딸이 잘못되어 나온 음식인 건가에 대한 오싹함을 담고 있다. <생명의 가벼움>은 답답함으로 이어지는 연작 이야기 중 최고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은 자신의 몇 달 치 월급을 기부하는데 그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부한 곳의 장부는 물론 회사를 그만두고 반년 동안 직원들을 미행할 정도의 열성을 보인다. 결국 기부한 금액이 사기에 휘말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경찰에게 사건 의뢰가 되는 내용을 담았고 마지막으로 <모리아티>는 사건을 의뢰하는 방문객들의 이야기에 이상한 허점들이 발견했던 독자라면 똑같은 관점으로 바라보던 화자인 작가가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짚으며 안락 탐정을 몰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번뜩이는 재치라는 생각과 그럼에도 왠지 시시한 이야기라는 느낌,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 소설을 어떻게 인식해야 할지에 대한 난해함이 '고바야시 야스미'의 소설을 읽을 때 내가 느끼던 감정들인데 이번 소설은 그중 최고로 손꼽히는 아리송함이지 않을까 싶게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작품이다. 더 이상의 신작을 만나볼 수 없는 작가이기에 더 아련한 느낌이 나도 모르게 드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시시한 면이 없지는 않아도 이런 글의 '고바야시 야스미'만의 매력이기에 나름 유쾌하게 읽혔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