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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ㅣ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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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식 소설의 대가라면 단연 '아오야마 미치코'가 아닐까 싶다.
단편마다의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편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전편에서는 주인공이었지만 다음 편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연관성이 '아오야마 미치코'의 매력이며 그런 릴레이식 이야기에 중독되어 다음 편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독자가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고 자부한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다음 편 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월요일의 말차 카페>가 속편으로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직 한국에 출간되지 않아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더랬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역시 '아오야마 미치코'를 외치기에 충분하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 12가지의 색깔로 도쿄와 시드니를 오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월요일에는 말차 카페>는 도쿄와 교토를 오가는 12계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 편에서 이야기의 중심이었던 마스터가 속편에서도 같은 위치에서 등장하고 앞 편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속편에서도 깨알 등장해 그 재미를 더 찰지게 이어나가는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벚꽃 가로수길 끝에 위치한 상냥한 점장이 있는 마블 카페를 시작으로 문을 연다.
핸드폰 가게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모처럼의 연휴지만 무심코 출근을 해버린 통에 아침부터 심사가 뒤틀려 있다. 그렇게 무심코 향한 곳이 마블 카페였지만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라 문이 닫혀 있어 되는 일이 없다며 투덜거리지만 이벤트성으로 열린 말차 카페를 보고 카페로 발을 들인다. 상냥한 점장 대신 기모노를 입은 쌀쌀맞은 젊은 남성은 진한 말차와 연한 말차를 메뉴로 내놓고 주인공은 재수 없는 하루지만 나를 위해서 비싸지만 진한 말차를 주문한다. 하지만 평소 말차를 접하지 않는 사람이 먹기에 진한 말차는 다소 무리가 있어 주인공의 의기소침함이 계속되는 와중에 기모노를 입은 남성이 최근 바꾼 스마트폰 작동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것을 보고 주인공이 작동법을 알려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교토에서 2백 년의 전통을 가진 찻집 도련님인 주인공과 전편에서 그림을 그렸던 테루야와 그의 아내, 딸이 등장하기도 하고 수제 란제리 매장을 운영하던 주인공도 등장한다. 대기업에서 오랜 직장 생활을 접고 돈도 안되는 헌책방을 내 중년 생활을 시작한 주인공은 한여름 헌책 시장에 참가한다. 그곳에서 2권밖에 없던 만화책을 대학생에게 판 주인공은 어떻게든 책은 돌고 돌아 주인에게 다 찾아간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고 돈이 되지 않는 책방을 운영한다며 만류하지 않았던 아내가 대기업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 받았던 자신을 걱정했던 것임을 알게 된다.
무심히 흘려보낼 하루 속에서 예견되지 않은 만남은 갖가지 감동을 주기도 한다. '아오야마 미치코' 소설은 바로 그런 인생의 감동을 종합 선물처럼 소설 속에 풀어놓는다. 마치 '자 이래도 인생이 재미없다고 할 거야?, 봐 이래도 세상이 각박하다고 할 거야?'라고 이야기하는 듯해 단편들을 읽다 보면 '네네, 작가님 당신의 말이 옳아요. 다시금 힘내 볼게요'라며 어느새 힘찬 시동을 걸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이게 '아오야마 미치코'의 마법이 아닐까?
사는 게 너무 버겁고 인간들이 다 밉고 그냥 다다다다 싫어질 때 이 소설을 읽는다면 나도 모르게 아오야마 매직으로 불끈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