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흄세 에세이 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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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소리가 날 것 같은 노트가 연상되는 예쁜 표지와 '결혼'이라는 단어에 이끌린 알베르 카뮈의 <결혼>은 처음 기대와 달라 적잖은 당혹감을 느낀 카뮈의 에세이다. 그의 결혼 생활을 담은 에세이일 거란 생각에 의심의 여지없이 덥석 집어 들은 것이 어쩌면 화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결혼>은 제목만 보고 연상되는 느낌과 다르다. 그의 결혼생활을 담은 에세이 또한 아니다. 노벨상을 수상했고 '이방인'이라는 소설의 묵직하고도 나른한 느낌이 강렬했던 통에 소설과 달리 에세이는 어떤 문장으로 담아냈을까 꽤나 궁금했었다. 그리고 예상보다 얄팍한 두께에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에세이가 왜 이렇게 어렵게 읽히는 걸까 내심 발을 동동거리며 고민하게 됐던 책이다.

'티파사에서의 결혼'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감은 눈 안으로 따스함과 태양의 온통 노랑의 밝음이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삶이, 죽음이, 자연을 살아내는 이야기를 강단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후에도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두루뭉술하게 에두르지도 않는 느낌이 퍽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어렵다는 느낌이 컸던지라 예상하지 못한 글의 전개에 당황스러웠는데 어느 문장에서는 '이방인'의 문장이 떠오를 정도로 친근한 분위기가 전해져 아련한 느낌도 든다.

쉽지 않지만 마냥 어렵지도 않아 읽다가 다른 생각으로 빠지게 되면 지금까지 읽은 맥락이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통에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것이 관건인데 왠지 니체의 글을 읽을 때의 느낌과도 사뭇 비스름해서 카뮈의 사유가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며 느껴지는 깊은 사유의 영역은 그가 철학을 전공했고 고교 졸업반 때 만난 철학자 '장 그르니에'에 관한 글 또한 만나볼 수 있어 소설과 다른 느낌을 원한다면 이 책의 인상 또한 소설 못지않게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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