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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쓸모 - 개츠비에서 히스클리프까지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2년 10월
평점 :
인간의 삶에서 빠지지 않으며 빠져서도 안 되는 것이 바로 '사랑'일 것이다.
소설보다 더한 사랑 이야기를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는 것을 보면 인간의 이성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사랑의 감정이 아닐까 싶은데 바로 '사랑'을 담은 소설을 중심으로 설명을 덧붙이는 책이라 원작을 다시 짚어보며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물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들의 심리까지 알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힌다.
감정이 말캉하지 않을뿐더러 평소 같았으면 굳이 궁금해하지 않을 사랑이란 감정과 그것을 평가한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기에 선뜻 골라 읽지 않았을 테지만 사랑을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고 극중 인물들의 뒤틀린 심리 상황까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기에 소설의 줄거리를 통해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다양한 심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소설에는 읽었지만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소설이 있는가 하면 유명한 작품이라 대강 내용은 알지만 읽지 못한 까닭에 문장에 대한 느낌을 전혀 알 수 없는 작품, 제목이나 작가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하는 작품이었는데 다행히도 처음 들어본 책은 없을 정도로 사랑을 주제로 한 친근한 명작들 위주로 소개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사랑이 가능할까 싶었던 '위대한 개츠비'나 이십 대 때 강렬하지만 극강의 혼란을 느껴야만 했던 '노르웨이의 숲'은 줄거리를 통해 사랑의 미완이 어떻게 완결되는지, 그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닌 자신의 결핍을 투영했던 사랑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읽은 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었기에 문제를 해결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은 두 소설을 제외하더라도 이 책에 소개된 소설은 역시 평범하지 않다. 사랑이란 감정 자체가 어찌 보면 평범이란 것에 어긋나 있는 것일 테지만 왜 이렇게도 미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캐릭터들의 현란하고도 발악적인 사랑은 정상적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사랑임을, 그렇게라도 사랑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끌림과 유혹, 질투와 집착, 오해와 섹스, 결혼과 불륜이라는 큰 주제로 총 17편의 소설을 분류하여 소개하는데 다소 자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분류는 사랑의 과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 때론 어리숙했던 첫사랑의 아픔을 불러오기도 하고 이미 더 이상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끌고 가려 했던 미련한 사랑의 기억을 불러오기도 한다. 경험하지 못했다면 공감할 수 없었을 사랑의 다양함은 때론 반갑기도 하고 때론 너무 깊은 공감 때문에 밤잠을 뒤척거리게 해 사랑이란 오묘한 감정은 역시나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