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 츠지 히토나리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인생 레시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권남희 옮김 / 니들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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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로 '에쿠니 가오리'와의 콜라보 소설로 잘 알려진 작가 '츠지 히토나리', 소설도 그랬지만 영화도 젊은 시절의 가슴 절절함이 있어 그의 소설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꽤 강렬하게 기억되고 있는데 소설과 함께 <러브레터>의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와의 결혼으로 한 번 더 세간의 관심을 받았기에 그 어떤 작가보다 유독 강하게 기억되었는데 오랜만에 접한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를 통해 벌써 몇 년 전에 두 사람이 이혼했고 그 후 아이를 키우며 아이에게 만들어주었던 요리를 이 책에 담아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소설과는 달리 에세이라는 장르여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가 어떤 분위기를 풍길지 궁금했었는데 아이와 함께 낯선 이국에서 삶을 살며 나 자신과 아이에게 충실하려는 모습이 그간 소설 표지 안에 다소 무표정으로 자리 잡아 차가운 인상을 풍겼던 모습을 세상 그 누구보다도 인자하며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아빠의 모습을 마구 발산하고 있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이를 위해 만들기 시작한 요리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아이의 건강을 빌며 어떤 음식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모습에서 자식을 둔 부모로서의 각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를 두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며 제대로 된 육아서를 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곤 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는 마음과 다양한 음식에 대한 레시피는 아이에게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에너지를 줄 것이다. 나이가 먹어 더는 요리를 해줄 수 없게 되었을 때 아이는 어릴 적 아빠가 해주었던 음식의 추억을 통해 힘들고 외로울 때 느낄 고독을 거짓말처럼 물리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해 따뜻한 음식을 해주던 아버지의 모습, 아버지가 해주었던 음식을 먹을 때의 온도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면 그 기억만으로도 이미 행복하지 않을까,

나이가 먹고 자식을 키우면서도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었던 음식은 그저 당연한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부모님이 해주었던 음식과 그에 얽힌 소중한 추억들을 왜 나는 미처 떠올리며 모두 다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들었다. 자신의 에세이지만 자식이 훗날 읽는다면 이보다 더 감동적인 글 또한 없지 않을까 싶어 어찌 보면 자식으로서의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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