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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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책과 관련된 것들을 두루 좋아할 것이다. 책 주인의 성향에 따라 장르가 돋보이는 독립서점부터 다양한 장르를 한눈에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대형서점까지, 책과 관련된 디자인부터 실용성까지 갖춘 다양한 굿즈부터 좋아하는 작가의 북토크까지, 책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시대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다시 책을 펼쳐들까라는 고민으로 쏟아지는 다양한 이벤트들은 참신하고 기발하며 놀랍기까지 하다. 하지만 나 또한 책을 좋아하면서도 그런 이벤트의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는 사실 크게 알지 못했는데 최근 독립서점을 다니며,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알게 된 것 같다.

그룹 전체를 따지면 직원이 3천 명에 매출도 6천억 엔이 넘는 대형 출판유통회사인 '다이한'에 입사한 '오모리 리카', 평소 책에 관심이 있어 입사한 동기들과 달리 출판유통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이며 책을 좋아하기는커녕 책 한 권을 읽는 법이 별로 없을 정도로 책에 무관심한 인물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규모가 제법 되는 출판유통회사에 들어왔지만 정작 책에 대해 몰랐던 리카는 그래서 더 일에 대해 확신할 수 없고 위축된 회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회사 생활에서 물류창고나 지점에 나가 일을 배우며 신입사원 초기의 기간을 보내고 오사카로 발령받은 리카는 도쿄를 떠나 낯선 오사카에서의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고 평소 책을 좋아하지 않아 책을 사러 오는 독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런 리카를 본 오사카 지점에서 내려준 미션이 바로 고바야시 서점에 가서 고바야시 씨를 만나는 것이었으니 그 만남을 계기로 리카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즐거움을 알아가게 된다.

오사카의 작은 시골마을 부모님이 시작한 고바야시 서점을 이어받은 유미코는 애초에 서점을 이어받을 생각이 없었다. 결혼 후 잠깐 부모님을 도우면서 자신이 얼마나 책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어 그대로 부모님에게 서점을 물려받았지만 대형서점은 물론 온라인 주문으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에서 발걸음조차 어려운 작은 서점이 당연히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지만 유미코는 굴하지 않고 서점에서 우산을 팔거나 발품을 팔며 아이디어를 낸 덕분에 다양한 기록들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고바야시 서점처럼 작은 서점들이 문을 닫지 않게 작은 서점끼리 연대하며 살아갈 길을 도모하게 되고 그런 유미코에게 리카는 책을 대하는 즐거움을, 재미있는 책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우게 된다.

최근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독립서점 방문을 미루었었다. 책방 주인들과 책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누며 정을 느끼기도 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신경 쓰임이 고단하게 다가오기도 해서 서점나들이가 소원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서점 나들이가 너무도 가고 싶어졌다. 소설은 고바야시 서점의 주인 이야기를 제외한 픽션이 가미된 이야기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유미코 씨가 제법 시간이 걸리지만 들어줄 거냐고 묻는다면 고민 1도 없이 그러겠다고 즐겁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유쾌한 서점의 역사를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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