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ㅣ 부크크오리지널 6
김설단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8월
평점 :
최근 부크크오리지널에서 출간되는 책들이 의외로 재밌어서 눈여겨보고 있던 중 발견한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는 낯선 작가님 이름이지만 제목부터 의미심장하게 다가와 호기심과 기대심이 동시에 들었다.
한적한 시골 동네인 무령에서 형사 생활을 하고 있는 태수는 동료 경찰을 좋아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 태어난 곳도 애초에 형사 생활을 시작한 곳도 무령은 아니지만 그는 무령 시민이라면 다 알아챌만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무령에 녹아들기 위해 나름 노력하며 살고 있다. 그렇게 별다를 것 없는 나날을 보내던 태수는 밤중에 경찰서로 걸려온 치킨 배달 전화를 받게 된다. 그리고 태수는 직감적으로 여성이 위험 상황에 처해 있음을 눈치채 주소를 알아낸 뒤 출동하는데 다행히 우려했던 위험상황과는 달리 헤어진 전 여자친구에게 질척거리는 비련의 남자를 발견하는 일에서 마무리된다. 크지 않은 동네인 만큼 전 여자친구에게 질척거리던 석구는 함께 출동한 강모형사의 친구 동생이었고 술에 취한 그를 태수가 집까지 바래다주면서 험난한 산 중턱에 위치한 석구의 집 근처에서 이상한 차량을 한대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연이어 군수 딸이 술을 먹고 논두렁에 차를 박아 가지 못하는 상황이니 집까지 모셔주라는 전화까지 받으면서 눈 날리는 연말 저녁 태수는 다양한 일을 겪게 된다.
그렇게 일상적이지 않은 일련의 사건들을 지나 서울지검에서 고유림 검사가 나타나 부장검사가 사라졌다며 태수를 포함한 형사계에 비밀리에 지원을 요청하고 이에 태수는 부장검사의 행보를 추적하다 그가 묵었을만한 모텔을 발견해낸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부장검사가 비트코인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과 전날 태수가 산비탈에서 만났던 낯선 차량의 주인이 부장검사라는 것, 인근 저수지에서 건져올린 검사 신분증에 루미놀 혈흔 반응이 나타난 것, 현주는 왜 그날 산비탈에서 차량 사고를 당했는지, 근처 노파가 머리가 깨져 살해당한 사건까지 뭐하나 연관되어 있을 것 같지 않은 사건들이 중구난방으로 튀어나오며 과연 사건이 어느 지점에서 연결되지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소설은 몰입도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소설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이 사건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며 결론에 이를지 궁금해서 책장을 계속 넘길 수밖에 없었는데 문장에서 느껴지는 다크함과 질척거리는 소설 속 날씨만큼이나 지저분한 사건과 연관되어 있을 거라는 예상이 들었지만 일단 결론보다는 작가의 배경 표현이나 상황 표현 등이 절묘한 비유와 어우러져 꽤 인상 깊게 다가왔다. 아마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작가라면 중구난방으로 이어지는 사건이 매끄럽지 못해 몰입도가 떨어질 법도 한데 상황 표현이 눈앞에 그려지듯 너무 잘 묘사되어서 이런 필력이라면 다음 작품도 만나길 기다려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