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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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살의 리오는 어릴 적 어머니를 여의고 3년 전 아버지까지 여의면서 가장이 되었다. 마침이라고 해야 할지 사회 초년생이 된 시점에서 아버지를 여의었기 때문에 여섯 살 어린 동생 사오를 부양하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최근 회사가 기업난을 겪으며 언제고 해고될지 모를 위기에 처해있다. 여러모로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리오는 다가온 어머니 기일을 맞아 성묘에 나섰다가 '기도 법률 사무소' 조수인 구라이시를 만나게 되고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남긴 유산에 관한 문제란 명목하에 기도 법률 사무소를 찾게 된다.

리오가 모르는 어머니의 가족들, 어릴 적 리오의 할머니가 몸이 아파 집을 자주 비우게 되자 리오의 할아버지는 리오의 어머니를 애가 없던 이웃집에 맡기게 되었고 그새 정이 들어버린 부부는 리오의 어머니를 양녀로 달라는 부탁을 하여 그렇게 리오의 어머니는 이웃집 부부의 양녀로 입적하게 되지만 혹여나 아이를 뺏길까 두려워진 부부는 야반도주를 하며 종적을 감춰버린다. 그렇게 헤어진 리오의 어머니와 삼촌, 워낙 리오의 어머니가 어렸을 때 벌어진 일이라 리오의 어머니는 가족의 존재에 대해 몰랐지만 그동안에도 삼촌은 리오의 어머니를 수소문하며 찾아 나서게 되지만 찾았을 때는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삼촌마저도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서 가족이 없던 삼촌이 운영하던 행운 목욕탕을 리오와 사오가 도맡게 된다.

직장의 경영난, 동생과 살던 집 주인이 바뀌며 집세를 감당할 수 없게 될 이유 등 여러 가지가 겹치며 리오와 사오는 삼촌이 경영하던 행운 목욕탕에 보금자리를 틀게 되고 삼촌의 유언대로 목욕탕을 관리하는 외국인 남매 글렌과 엘렌을 그대로 고용하고 다니던 회사는 그만두는 대신 외주 형태로 번역 일을 가져와 오전에 일을 하고 오후에는 목욕탕을 관리하는 생활로 접어들게 된다.

그렇게 행운 목욕탕 카운트에 앉아 동네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고민을 들어주는 등 어느새 동네 분들과 조금씩 안면을 트게 된 리오, 직원인 글렌, 엘렌과는 좀처럼 친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리오와 사오 자매는 그곳에서의 생활에 점차 적응해 나간다. 그러던 중 목욕탕을 찾던 단골분이 영업이 끝나고 시계를 찾으러 다시 목욕탕을 들렀다가 삼촌의 목소리가 욕탕에서 들렸다는 말을 하며 잔잔하게 흘러가던 소설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를 보인다.

일단 '수상'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목이라 궁금증이 일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행복 목욕탕'이란 영화가 기억에 남았기에 소설을 읽으며 영화 속 목욕탕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어떤 수상함을 선사해 줄지 몹시도 궁금해졌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라 그대로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여러 편의 소설을 썼지만 이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마쓰오 유미' 작가는 일반적이지 않은 엉뚱한 구도를 선보여 왠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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