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증인 - The Last Witness
유즈키 유코 지음, 이혁재 옮김 / 더이은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한편의 강렬한 시대적 느와르 영화를 본 듯한 생생함에 압도되어 처음 읽은 소설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던 '유즈키 유코', 처음 접하는 작가였기에 성별에 대한 생각 없이 읽다가 이토록 강렬한 소설을 여성 작가가 썼다는 사실에 극도의 매력을 느꼈던 작가였기에 앞으로 만나게 되는 이 분의 소설은 모두 읽게 되지 않을까였는데 <최후의 증인> 역시 단숨에 읽게 되는 소설이다.

주름진 눈꼬리, 다소 나이가 있는 여자와 남자가 한 호텔방에서 대치중이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여자는 나이프를 쥔 손으로 남자에게 그대로 돌진한다. 그리고 등장하는 사가타 변호사, 피곤함이 엿보여도 말쑥한 정장 차림의 변호사의 인상과는 다소 거리가 먼 사가타는 변호사 이전 촉망받는 검사였었다.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사가타는 열정을 보이던 검사직을 내려놓고 변호사가 되었지만 돈 욕심과는 거리가 먼 다소 괴짜 같은 변호사로 모든 증거가 뚜렷해 빼도 박도 못할, 패소할게 뻔해 보이는 사건도 형량 감형이나 집행유예 같은 처벌로 이끌어내는 재주가 있었으니 돈은 벌지 못해도 보이는 그대로의 사건이 아닌,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보는 혜안을 가진 변호사이다.

그리고 다소 이른 나이에 개인 병원을 개원한 다카세는 병원이 자리를 잡으며 큰 걱정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에게는 지혜로우며 상황 판단이 빠른 아내 미쓰코와 아직은 어리지만 무한한 미래를 향해갈 아들 스구루가 있다. 병원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며 환자가 늘어나 다소 피곤하긴 하지만 별다를 것 없는 나날을 보내던 다카세에게 하나밖에 없는 아들 스구루가 교통사고를 당하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더군다나 함께 있던 아들의 친구가 운전자에게서 술 냄새가 났으며 교통신호를 위반했다는 진술을 하였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어찌 된 일인지 아들을 죽인 범인은 재판조차 받지 않는 불기소 처분을 당했으니 불시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다카세와 미쓰코가 악에 받쳐 잠 못 이루며 떠올렸던 생각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리고 아들을 잃은 부부의 노력에도 끝내 범인은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으나 이들 부부와 사가타 변호사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치정으로 인한 살인사건으로 만나게 된다. 이 소설엔 과연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 것일까? 사가타란 변호사 캐릭터도 꽤나 호기심을 유발했지만 그와 더불어 이 사건의 진실이 너무 궁금했는데 소설은 순식간에 푹 빠져 읽을 만큼 매력적이다. 역시 유즈키 유코 이름을 곱씹으며 사가타 변호사의 다음 등장도 너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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