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
다키와 아사코 지음, 김지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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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가 흐르는 경치 덕분에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인 북쪽 작은 동네, 신경 쓰지 않고 지나치면 그곳이 가게인지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고 가게 형태를 하고는 있지만 어두운 조명과 조용한 실내 때문에 장사를 하는 곳인지도 미심쩍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이곳은 오르골 가게이다. 그리고 이곳을 중심으로 신기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귀가 들리지 않아 네 살 전에 수술을 시켜줘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는 미사키는 아들 유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르골 가게에 들르게 된다. 음악 축제에서 만나 연인이 된 리카와 준페이는 함께 동거하는 사이이다. 준페이의 모자란 부분을 리카가 늘 채워주는 듯했지만 연말을 기점으로 리카는 나름대로의 결심에 따라 친정에 가 있게 되고 그런 리카를 잡지 못했던 준페이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북쪽 작은 마을로의 여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리카는 오지 못하겠다고 연락하고 홀로 쓸쓸히 관광지에 남게 된 준페이는 오르골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대학시절 밴드 활동을 하던 4인방, 하지만 졸업을 앞두고 3명은 취업을 진지하게 염두에 두고 앞으로 나아가지만 루카는 졸업 후에도 음악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었고 그로 인해 말다툼을 하게 된다. 이후 어찌어찌하여 화해는 했지만 그전과는 다른 전환점을 맞게 된 그녀들은 북쪽 마을 여행을 떠나지만 루카는 함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오르골 가게에서 그녀들은 가슴속 음악을 발견하게 된다. 집안 대대로 어부일을 해왔던 사부로의 아버지 또한 어부였고 사부로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른 고향을 떠나 번듯한 직장에서 성공하여 아버지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사부로,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화해 다운 화해를 하지 못한 채 응어리진 마음을 안고 있었던 사부로는 고향으로 향하던 중 들른 곳에서 오르골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청력이 너무 좋게 태어나 모든 소리가 소음이 되어 괴로운 카논은 피아노 선율에 매료되고 작은 콩쿠르에 나가 입상하게 되면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발견은 또 다른 고민을 안겨줬으니 이에 전전긍긍하던 카논의 귀에 들려온 오르골 소리로 인해 카논은 다시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깨닫게 된다. 반평생을 넘게 함께 해온 야스노리와 기누코 부부, 하지만 얼마 전 아내 기누코가 쓰러지게 되면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야스노리는 기누코의 빈자리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아내가 나으면 맛있는 커피집에 다시 들르자는 각오를 되새기며 발견한 오르골 가게에서 야스노리는 기누코에게 줄 선물을 고르게 된다.

<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란 제목에 왜 '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이란 말이 들어가게 된 것일까 소설을 읽으면서도 내내 궁금증이 따라붙었었는데 단편들로 엮어진 뒤편에 등장하는 '건너편'에 왜 그런 이유가 붙었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저마다 각자의 사연들이 작은 동네에 있는 오르골 가게에서 만나며 가슴 따뜻하게 재탄생하는 이야기는 재미있게도 정작 오르골 가게 주인에 대한 베일이 좀처럼 벗겨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사실 그마저도 그를 마음에 둔 건너편 카페 직원 미즈키로 인해 최소한의 궁금증만을 해소해 주고 있으니 어쩌면 너무 판에 박힌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다가도 뭔가 차별화가 생겨버려서 기억에 남게 된다.

알면서도 충분히 곁에 있는 사람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말들, 상대방을 아프게 할까 봐, 때로는 오해로 인해 그냥저냥 지나쳐버렸던 것들이 오르골 가게로 인해 다시금 제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역시 가슴 따뜻해서 웃음 짓게 만든다. 이제는 북쪽 작은 마을에서 남쪽 마을로 이전해버린 오르골 이야기의 다음 이야기가 혹시나 나오지는 않을까, 이번 편에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오르골 가게의 주인 '무카이'씨 본인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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