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소설 75 - 하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성낙수.박찬영.김형주 엮음 / 리베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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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사주셨던 첫 책이 한국단편소설이었다. 출판사와 내용도 다르지만 실려있는 단편들은 몇십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 책을 보았을 때 감회가 남달랐다. 사춘기 시절 밤잠을 설치며 읽었던 단편들을 이제는 내가 부모가 되어 아이에게 권해주는 나이가 되었으니, 그렇게 몇십 년이 흘러도 한국단편들은 여전히 주옥같이 다가오고 그때 느끼지 못한 감정들이 세월과 경험이 더해져 더 많은 공감과 애수를 불러일으켰으니 아이를 위해 펼쳤던 단편들은 나의 유년 시절과 그때 미처 짚어보지 못했던 이해까지 더하며 즐거움을 주었다.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소설 75>는 (상) 편과 (하) 편 두 권으로 되어 있다. 김동리, 채만식에서부터 박완서, 성석제에 이르기까지 근대사를 빛낸 낯익은 문인들의 이름 앞에 더 무슨 고민이 필요할까, 단편들을 한 권에 훑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인데 중고생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 내가 먼저 훑어보다 감격하게 되는 구성이랄까.

아무래도 지금 아이들이 읽기에는 역사적 배경과 문법 등이 꽤나 낯설게 다가올 수 있어 평소 독서가 생활화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읽는 것 자체가 곤역으로 느껴질 텐데 이 책은 컬러풀한 그림과 문장에 나타난 해석을 눈에 띄게 표시해 소설의 흐름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각 단편이 끝나면 '생각해 볼까요?'라는 코너를 통해 시대적 배경과 소설 속 이야기를 선생님과 학생이 질문과 답변해 주는 형식으로 담은 것도 인상적이며 소설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작품 길잡이'나 '인물 관계도'가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기만 해 아이들이 문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문제풀이 형식으로만 길들여져 있는 게 못내 아쉬운데 요즘같이 단어조차도 스마트폰으로 찾아 해결하는 시대에 아이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문학이란 세계에 발을 담그길 바라는 노력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단편이라 분량이 많지 않고 다양한 소설들을 수많은 문인들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라 책장 한켠에 고이고이 모셔두고 찾아 읽게 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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