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유리멘탈 개복치로 판정받았다 - 예민한 나를 위한 섬세한 대화 처방전
태지원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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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란 어목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다양한 스트레스로 죽음에 이르는 개복치가 언젠가부터 유리멘탈의 대표주자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 제목을 보며 '개복치' 검색을 통해 뭔가의 놀라 한껏 위축된 듯한 외모와 실로 어처구니없어 보일 만큼 다양한 이유의 사망원인을 보며 실제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생물의 존재가 왠지 애틋하게 다가왔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평소 주변으로부터 예민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던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대범함과 예민함의 간극에서 주위 사람들과 비교하며 한껏 위축되고 힘들어했던 사람이라면 공감만큼 위로도 받을 수 있는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단지 기질이 예민하고 까칠하다고 하기엔 그런 태도가 사회생활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할 때가 많은데 나는 제일 친한 친구와 제3의 인물을 만날 때 나의 이런 성격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었다. 타인 앞에서 내성적이며 자기 의견을 내는 것에 소심한 편인 나와 활발하고 모든 것에 적극적이며 처음 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나의 친구는 겉으로 보이는 성향이 반대지만 둘이 있을 땐 오히려 불편한 점을 느낄 수 없는 반면 나와 친구 사이에 누군가가 개입하게 되면 상황의 주도권과 칭찬이 고스란히 친구에게 넘어가는 상황에서 그에 비교되어 소심하며 보잘것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은 꽤나 가슴 아픈 일임을 여러 번 겪었더랬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나의 소극적인 행동에 화가 나고 뭔가 노력하려는 의지 없이 내 탓으로만 화살을 돌리기만 하는 자신에게 더 화가 나서 젊은 시절엔 많이 힘들어했었는데 예민한 기질의 사람들에 대한 글을 접한 후 평소 예민한 기질을 모가 난 성격이라고 인식하던 생각을 바꾸며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됐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와 비교하면 한없이 나 자신이 작고 초라해지는 경험을 안 하고 살 수는 없기에 때때로 나를 알면서도 상황에 휘둘려 나 자신이 싫어질 때 이 책을 읽으면 다시금 마음의 평화를 되찾게 될 것이다. 바보 같아 미워 보이는 나 자신을 다시 다독거리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고 예민함으로 온갖 부정적인 생각으로만 차 있던 머릿속을 다시 정리하게끔 도와줄 것이다.

'뭐 그런 걸로 화를 내?'라는 주변인들의 핀잔에 자주 울분을 겪었던 이들이라면 공감해하지 않고는 못 배길 이야기로 가득 차 있고 더불어 저자의 지혜로운 대처법으로 의도치 않은 상황에 매몰됐을 때 빠져나올 수 있는 팁들도 덤으로 습득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도움이 될까 싶다. 인간과의 관계가 힘들어 그 화살을 나에게 돌리는 일들이 잦아지는 이들이라면 연약해 보이기만 한 개복치의 모습이 달리 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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