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멍 - 글 쓰는 멍멍이
예예 지음 / 모베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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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봤을 땐 모든 잡념을 떨어버리는 멍 때림의 한 종류인가 했더랬다. 그러다 보게 된 부제목에 '글 쓰는 멍멍이'를 보고 제목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펼치자마자 훅 빨려 들게 되었다.

같은 상황을 두고 인간의 생각과 반려동물의 생각이 어떻게 다를지 여러 번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얘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잘못을 해놓고 잘못한 건지 알고는 있는 건가?', '이 녀석 혼나기 싫어서 일부러 그러는 건가?' 등등의 다양한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동물들이 짖고 끙끙댈 때 그것을 인간의 말로 번역할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해봤지만 동물을 의인화 한 다양한 책을 보면서 과연 동물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정작 동물을 키우면서 말만 못 했지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감정을 지닌 존재란 생각을 여러 번 했으면서도 말이다.

개나 고양이가 말만 못 했을 뿐 아마 지금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란 집사의 관점, 아니 최대한 반려동물의 관점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 책에 담겨 있다면 너무 거창한 것일까? 그래서 그런지 최대한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뭉게의 관점에서 표현된 짧은 글과 귀여운 그림은 팍팍한 삶에서 편안함을 안겨준다. 힐링타임용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뭉게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다 보면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의 그것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마음의 평온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이가 제법 차서 혈기왕성할 때와는 다르고 그래서 엣 기억과 조금 멀어져 슬플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곁에 있어 고마운 순간들을 담은 <글멍>, 그저 지치기만 하는 날들의 연속에서 따뜻한 위안을 받았으며 그런 따뜻함으로 뭉게가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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