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포장마차 4 - 까마귀의 왕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가일 지음 / 들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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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어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기다리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소설 <신데렐라 포장마차>

처음 <신데렐라 포장마차>를 읽었을 때는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프리메이슨'이 언뜻 연상되기도 했었다.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일부 독자들 사이에서 팽 당하고 있는 '댄 브라운'이긴 하지만 '다빈치 코드'에 열광했던 나로서는 <신데렐라 포장마차>를 접했을 때 비슷한 이유로 이 소설에 운명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텐데 그에 걸맞게 비극적인 현대사와 사라진 문화재 등이 소설에 등장하기에 단순히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깊이와 재미를 담은 소설이라고 자부한다.

<신데렐라 포장마차> 4권에서는 베트남 국보인 '침향 불상'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도 단순 도난 사건이 아닌 살인사건과 함께 발생하고 사라진 것이 문화재이기에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신영규 팀장이 사건을 맡게 된다.

인공 호수를 끼고 자리한 별장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사업가인 김남규가 누군가로부터 머리를 가격 당해 살해되었고 입주 가정부였던 필리핀 출신 '나오미'가 이를 발견했으며 마침 김남규와 사업 이야기를 하기 위해 별장에 들렀던 조카 한명국과 다음날 별장에서 있을 파티에 불려온 출장 요리사 이태일과 장미주가 용의자이자 목격자로 지목되어 수사가 진행된다.

한 명이 살해된 사건에서 같은 상황을 목격한 네 명이 사건을 다르게 이해하며 다른 인물을 지목했고 이것이 '라쇼몽 효과'라 일컬어지며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사라진 침향 불상에 대한 가슴 아픈 현대사를 마주하게 된다.

한국의 근대사와 닮았지만 걸어간 길은 달랐던 베트남, 평소 베트남 참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그것을 용인하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현상에 적잖은 충격을 받는 나로서는 전편에 등장했던 작품들보다 이번 4편에 등장한 이야기가 더 강하고 깊이 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것들을 마주 보게 하는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는듯하면서도 음식이라는 주제와 함께 길을 같이하며 가벼운 듯한 등장인물들과 대비되는 효과를 줘서 늘 인상 깊게 다가오는데 아마 그러한 이유 때문인데 전편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편소설을 멀리하는 내가 <신데렐라 포장마차>에는 남다른 애착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신데렐라 포장마차>가 어디까지 가서 어떤 끝맺음을 할지 모르겠지만 '레메게톤'의 활약이 길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은 약탈당한 문화재가 버젓이 남에 나라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설움을 가진 국민이기에 더 간절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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