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기억
최정원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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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전철역 철로에 떨어진 어린아이를 구하며 영웅으로 부상한 기석은 잘생긴 외모와 모범적인 인상을 등에 업으며 그를 눈여겨 본 교수의 딸과 결혼하여 평탄한 삶을 살아간다. 모자라지 않은 삶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기석은 아내에게서 성적인 매력을 찾지 못하고 자신의 본능을 찾아 젊은 여자를 찾고 기석의 아내 유경도 남편에게서 채워지지 않은 애정을 같은 아파트 20층에 사는 젊은 남자에게서 찾으려 한다.

아쉬울 것 없는 그들의 삶은 보이는 것과 달리 삐거덕거리는 결핍 속에 갇혀 있고 이야기는 기석과 유경, 영환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무언가 고약한 악연의 연결고리 선상에 있는 이들은 어떤 비밀을 간직한 채 서로를 속이고 있는 것일까.

클럽에서 젊은 여자를 유혹해 이동하던 중 정신을 잃은 기석은 몸이 묶인 채 깨어난다. 어둡고 캄캄한 방에서 정신을 차린 기석은 모니터에 비친 세 사람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들은 아내인 유경과 아들, 아버지임을 알고 경악한다. 하지만 모니터에 비춘 셋 중 한 명을 지목해야 자신이 죽임을 당하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지시에 기석은 아내를 지목하고 복면을 쓴 남자가 아내를 처참히 강간한 후 전기톱으로 살해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전작인 <레시피>가 심상치 않았던 단편들이었기에 <붉은 기억>도 수월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전작보다 더 끔찍하고 잔혹한 이야기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었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처참함 그 자체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 기석의 캠프에 친구인 지후와 참가했던 영환, 하지만 지후는 캠프에서 실종되었다가 며칠 후 끔찍한 토막 시체로 발견되고 이로 인해 기억을 잃은 영환과 자식을 잃은 지후 부모, 한 사건으로 인해 벌어진 여러 명의 상처는 오랜 세월을 지나며 잔혹한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너무 끔찍하고 처참한 이야기라 책장을 덮기까지 꽤 힘들게 읽을 수밖에 없는 <붉은 기억>, 읽기 전 마음을 단단히 먹을 것을 경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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