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이브 -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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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산업혁명은 그야말로 역사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었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따르듯이 먹고살기 위해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 수요에 발맞추지 못한 도시 정비 문제는 그야말로 열악한 인간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데 바로 그 시대 영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잭 더 리퍼' 하면 단번에 떠올릴 수 있는 이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당시 사회 전반적으로 먹고살기 힘들었던 약자들의 삶을 보여주기보다 그저 그 살인 대상이 매춘부였다는 것이 표적이 되어 뭔가 사건의 본질이 한참 비켜나간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는데 바로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저자인 '핼리 루벤홀드'는 사실에 입각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주관적인 견해를 배제해 희대의 살인마라 불리는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명의 여성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파헤치고 있다.

돈 좀 있는 중산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 빈민층 시민들, 씻고 먹고 배설하며 아이를 재운 공간에서 또 다른 아이를 만드는 일이 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것이 당연시되던 주거환경은 어둡고 침침하며 곰팡이와 악취, 그에 따른 온갖 질병들에 노출되었고 그런 공간조차 마련할 수 없었던 시민들은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길거리에 내몰려 노숙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상황은 영화 '향수'의 한 장면이었던 생선더미 위에서 아이를 낳는 여성의 모습을 연상시키게 한다. 어둡고 침침한, 지린내와 오물 냄새로 가득한 골목길에서 매춘부로 알려진 여인들이 잔인하게 살인되었던 사건, 심지어 침대에서 자고 있던 여성을 잔인하게 난도질했던 사건까지 더하면 그것만으로도 기함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남성이 중심이 된 사회에서 진상은 가려지고 그저 매춘부여서 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는 인식과 이해는 어떤 식으로라도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일 텐데 사실 따지면 이런 인식은 아직까지도 온전히 뿌리 뽑혀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서 이 책은 그동안 영화나 뮤지컬, 소설로 등장했던 '잭 더 리퍼'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저자의 피나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데 그저 흥미롭다는 이유로 이 사건에 흥미를 보였던 사람들에게 살인마의 이름이 아닌, 처절하게 살인당한 여인들이 알려진 것과 달리 누군가의 아내, 자식, 자매였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매춘부라서 살해당해도 괜찮다는 인식 자체가 사실은 죄악이며 오만인데도 우리는 태연하게 그것을 당연시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살아온 것에 대한 경종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되었던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의 기록을 통해 가난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당하고 왜곡된 채 죽음이 정당화되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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