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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역사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1월
평점 :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고정관념을 깨주는 <벌거벗은 세계사>를 시청했던 사람이라면 활자를 읽으며 눈으로 보았던 프로그램이 함께 기억나 더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리스신화를 통해 인문학에 접근했던 김헌 교수님이 나온다는 소식에 평소 띄엄띄엄 보던 프로그램을 본방사수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스신화라고 하면 다들 많이 알고 있고 신들과 얽혀있는 고정관념 또한 크게 비켜나가지 않는다는 걸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데 김헌 교수님은 신화 속 인물을 통해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사고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해 주는 설명을 해주셔서 강연을 들을 때마다 참 감탄하게 되는데 아직 김헌 교수님의 글이나 강연을 만나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기존의 그리스신화의 틀을 깨주는 설명을 꼭 들어보기를 권해주고 싶다. 책 또한 교수님의 확장된 신화 속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흔히 알고 있는 그리스신화라는 식상함 때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기존에 느끼지 못했던 흥미로운 해설에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은 그리스신화부터 삼국지, 중세 유럽을 뒤흔들었던 페스트, 청일 전쟁, 제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핵폭탄과 냉전 시대를 지나 걸프 전쟁까지 이어져있다. 평소 이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 보지 않는데도 신기하게 사건편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챙겨봤던 기억이 있지만 그럼에도 기억이 가물거려 생각나지 않았던 부분들은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 역사를 통한 스토리텔링이 글 속에 너무 잘 녹아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된다.
표면적으로 알고 있었던 지구 최강 바람둥이 제우스의 불륜은 더 넓은 의미로의 빅픽처였고 삼국지와 실제의 이야기에 간극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앎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코로나19의 대혼란 시기인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검은 죽음 '페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인간이 어떻게 대처하고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해주는 것 같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이어지는 세계 대전과 걸프 전쟁은 우려가 현실이 되어 국제정세에 혼란을 가미시킨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데 당연히 역사 기록으로는 남겠지만 그것이 어떤 대의명분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고 그 무슨 말로 역설한다고 해도 그것이 그저 인간의 사악한 합리화에 불과하다는 것은 피해 갈 수 없을 것 같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사건편과 인물편으로 나뉘어 출간되었는데 인물편도 사건편만큼이나 흥미로울 것 같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