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소크라테스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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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란 이름만 들어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 그의 신간들은 안읽고는 못배겨하는 나지만 이번 작품은 제목만 들어봐서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 호기심으로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역시 '이사카 고타로'! 하게 되는데 그만의 문체로 전하는 일소는 변함이 없고 더욱이 어른인 입장에서 읽는다면 꽤나 부끄러워 절로 아이의 두 눈을 들여다보기가 미안해진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을 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알기에 뭐든지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렸다는 일침으로 한 명언인데 이 명언이 이 소설의 제목은 물론 주제가 된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싶은데 곰곰이 되새기다보면 이보다 인간의 나약함을 직시한 문장이 있을까 싶기도하다. 인간의 본성과 심리, 더 나아가 성격조차 눈에 보이는듯한 문장은 되새길수록 꽤나 심오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거꾸로 소크라테스>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똘똘 뭉쳐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단편마다 등장하는 이야기에 너무도 많은 공감이 되는 바람에 씁쓸하고도 가슴 아팠던 초등학교 기억이 덩달아 떠올랐던 것 같다. 뭐든지 안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말로 은연중에 아이들조차 그 친구를 하찮게 생각하게 되는 일들, 어린시절 너무도 호되게 겪었던 기억을 심어줬던 담임 선생님이 그런 사람이었던지라 유년시절이 절로 떠오르는 것은 물론 어른들의 표본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담임 '구루메'의 모습은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서 변해버린 내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 몇배는 괴로운 마음이 들게 된다.

이후로 등장하는 단편들 또한 아이들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어른들의 못난 모습들이 등장해 절로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나는 왜 유년시절 내 생각을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을까 싶은 아쉬움과 어른이 되서는 어린시절 어른이 되면 하지 말아야지했던 결심들을 잊고 틀에 박힌 어른의 모습이 되버린 나 자신을 반성하며 꽤나 자아성찰을 하게끔 만드는 소설이라 기존 작가의 작품과는 또 다른 신선함이 느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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