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서 괜찮아
임하운 지음 / 시공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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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다 쓰러져가는 변두리 동네로 이사 온 초희네 가족, 사업 실패로 알콜중독자 수준으로 술을 마시는 아버지는 급기야 폭력을 휘두르기에 이르고 그런 날들이 이어지며 엄마는 초희와 언니를 남겨두고 집을 나가버린다. 엄마의 자리를 언니가 대신하여 아버지의 폭력을 받아내다 초희와 언니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암 투병으로 어릴 적 엄마가 돌아가시고 동생마저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아버지와 누나, 세 가족이 된 채웅이네, 채웅이는 아버지, 누나와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가 불편하기만 하다. 밥을 입에 쓸어 담듯 급하게 먹고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가는 게 일이 돼버린 채웅이는 어린 시절 살인사건에 휘말렸을 때 알게 된 초희와 같은 반이 되어 오랜만에 만나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살인사건으로 언니를 잃은 초희,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며 방패막이가 되어줬던 언니를 잃고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는 아버지를 체념한 채 초희는 중학생인 몸으로 고깃집이나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그런 그녀와 고깃집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기세 좋게 고백했다가 차인 민혁이는 초희를 꽃뱀으로 취급하며 함부로 대하고 민혁이와 함께 어울리는 채웅이는 그런 초희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역인 초희, 눈 뜨면 다음 날 눈을 안 뜨고 싶다는 바람으로 가득 찬, 사는 것이 지옥 같기만 한 초희에게 채웅이란 아이가 점점 다가오면서 두 아이는 살인사건에 휘말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꽁꽁 숨겨놓았던 자신들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보듬어주기 시작한다. 서로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 언니가 죽은 것도, 동생이 죽은 것도 다 내 잘못은 아니라는...

<네가 있어서 괜찮아>는 청소년 시절 한껏 느낄 수 있는 풋풋함을 담은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고작 중학생인 주인공들이 느낄 냉담하고 차가운 현실에서 청소년에게서 느껴질 풋풋함이란 찾아볼 수 없이 암담하고 어둡기만 하다. 그런 어두운 면을 서로 알아보는 초희와 채웅이, 그와 함께 등장하는 인우까지... 희망을 잃고 삶에 대한 애착조차 없던 아이들은 곁에 있어주는 존재만으로 조금씩 삶에 대한 희망을 보게 되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재미라는 감상보단 민혁이에게, 초희에게 당하기만 하는 호구 채웅이에 대한 답답함 때문에 그저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던 소설은 이후 아이들은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성장하고 있을까란 생각으로 이어지며 궁금증으로 남게 됐다.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였지만 괜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껴지는 건 저자의 직업이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란데 있어서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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