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가 있는 계절>을 읽고 있노라면 '오야마 준코'의 <고양이는 안는 것>을 읽을 때의 가슴 따뜻함이 느껴진다.

개와 고양이라는 주제와 문체도 다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 책이 떠올랐을까 생각해 보니 각박한 세상에서 주인 잃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온기가 그대로 전해져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시로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자신에게 사랑과 정성을 들이던 가족이 있었지만 시로는 버려졌고 그런 시로가 찾아든 새로운 보금자리는 하치고라는 주변 지역에서 공부 잘하는 수재들이 오는 고등학교였다. 학교에서 개를 키우는 것이 성립되느냐 안 되느냐의 기로에서 학생과 교장의 팽팽한 토론에서 결국 미술부에서 시로를 돌봐주는 조건으로 학교개가 된 시로, 원래 이름이 시로였지만 그것을 알지 못했던 하치고의 미술부 아이들이 재학 중인 고시로의 이름을 부른 것에 시로가 반응한 것이 계기가 되어 하치고 명물이 된 시로는 고시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고 <개가 있는 계절>은 시로가 1988년부터 2019년까지 학교에서 지내며 바라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의 시선에서 바라본 하치고 아이들의 모습과 진로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 그런 부담감에도 꿈과 희망이란 패기를 가슴에 품은 고등학생들의 모습들이 시대별로 그려지면서 하치고의 재학생에서 졸업생, 사회로의 발을 하치고 선생으로 부임해오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훗날 각기 다른 이야기로 등장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지만 서로의 진로를 응원해 주고 이성의 호기심을 마음에 담았던 풋풋한 이야기에서 공부는 잘하지만 친구는 별로 없는 별종 친구와 취미가 맞아 함께했던 특별한 4일간의 이야기, 학교의 모습과 다른 행동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등 청소년들의 다양한 모습과 그것을 개의 눈으로 바라보는 고시로의 이야기가 함께 전개되어 시대마다 어떤 학생이 등장해 이야기가 전개될까 즐거운 마음으로 읽게 됐던 것 같다.

학교에서 생활하게 된 개의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읽는 내내 즐거웠고 인간과 개가 주는 온기가 온몸을 따뜻함으로 데워주어 쌀쌀한 계절만큼이나 코로나로 인간과의 관계가 단절돼가는 듯한 요즘에 읽기 좋을 소설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