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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와일드카드 1~2 - 전2권 ㅣ 와일드카드
조지 R. R. 마틴 외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평점 :
SF라는 장르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반신반의하는 마음에 펼쳐보게 된 <와일드 카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왕좌의 게임>을 쓴 '조지 R.R 마틴'을 비롯 SF 거장들이 모여 이룩해낸 소설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SF의 S자도 모르는 내가 이렇게 생각할 정도이니 SF 마니아들 사이에선 혹할 수밖에 없는 책이란건 당연하단 소리일 것이다)
여하튼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읽게 된 <와일드 카드>는 그동안 읽었던, 사실 피부로 와닿지 않아 실감은 안나지만 그렇다고 그런 세계가 다가오지 않으리라는 확신 또한 없기에 괜한 걱정만 한가득 안겨주었던 이미지를 아주 탈피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당시 세계상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어 생각지도 못한 흥미로움을 만나게 되는 작품이다.
1차 세계 대전 당시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시 상황과 아인슈타인이나 원자폭탄을 만들었던 인물들이 등장하며 '정말 이럴수도 있을까?' 싶은 동요가 일어 소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모를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이유로 중간에 덮을 수 없는 매력을 뿜어냈던 것 같다.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김새와 심지어 영어로 말을 하면서 자신은 타키스라는 우주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밝히는 인물이 등장하고 자신이 사는 행성에서 벌어진 종족간의 서열다툼의 여파로 지구를 바이러스 공격 대상으로 삼은 우주인들을 제지하기 위해 그들의 우주선보다 먼저 도착하려던 계획에 문제가 생기며 불시착했다는 것이 이 외계인의 주장이었으나 지구인들이 '닥터 타키온'이라고 명명한 이 우주인의 말을 그대로 듣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미군은 그의 얘기를 흘려듣지 않고 작업에 착수하였으나 결국 일어나서는 안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만다.
폭발의 여파로 바이러스가 지구에 퍼지기 시작하며 90%에 육박하는 인간은 사망하고 9% 조커와 1%의 에이스가 존재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던 모든 위계질서가 재편성되며 계급 정리가 시작되고 여전히 실존하는 사건에 정치와 사회적인 이야기가 믹스되며 마블에서 등장할 법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여 한편의 영화를 보는 박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블 영화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익히 알고 있는 캐릭터들의 오버랩되어 의외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던 소설인데 매니아가 아님에도 이런 SF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꽤나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