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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자의 일기
엘리 그리피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나무옆의자 / 2021년 8월
평점 :
남편과 이혼 후 살고 있던 런던을 떠나 시골에 자리를 잡은 클레어, 탈가스 하이라는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딸 조지아와 함께 살고 있는 삶에서 그녀의 주 관심사는 학교 건물에서 실제로 살았으며 살았을 때 사용하던 물건도 그대로 있었던 R.M 홀랜드로 아내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죽고 딸마저 실종되는 불운을 가진 작가의 전기를 쓰는 일이었는데 도입부부터 수업 시간에 이 기묘한 작가의 이야기와 학교의 공간이 이 작가와 실제로 연관 있다는 전개는 금방이라도 작가의 유령이 튀어나올 법한 으스스함을 던져주고 있다.
그런 이곳에서의 생활에서 그녀와 함께 학교에 채용되어 다른 동료보다 끈끈한 유대를 가졌던 엘라가 수차례 칼에 찔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하빈더가 등장한다. 엘라의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며 묻지 마 범죄가 아닌 아는 사람에게 살해를 당한 거라고 말하는 하빈더 형사, 평소 엘라의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며 남자친구에 대해 묻지만 클레어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대답을 한다. 그 이면에 엘라는 학교 부장교사 외 다른 교사와도 불륜 관계를 저지른 부도덕적인 인물이지만 공공연한 비밀을 형사에게 발설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던 차에 일어난 두 번째 살인사건,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났을 때와 두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살해장소에서 발견된 문구는 클레어가 전기를 쓰고 있는 R.M 홀랜드의 인용문구로 하빈더는 이러한 정황 속에서 클레어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고 클레어의 일기 속에서 낯선 필체의 글을 발견하게 된다. 범인인 듯한 자가 남긴 필체, 클레어의 필체가 아닌 낯선 자의 필체는 도대체 누가 쓴 것인지 의문만 들며 범인의 실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낯선 자의 일기>는 클레어와 딸 조지아,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하빈더 형사의 관점에서 이어지고 있다. 클레어가 연구하는 홀랜드라는 인물이 이 소설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란 의문은 초반부터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현재 벌어진 두 살인 사건과의 관계가 이 인물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란 추리를 거듭하게 만들지만 결말로 치달을수록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그저 놀랍게 다가온다.
초반부터 이어지던 으스스한 분위기는 소설 전반부를 지탱하지만 심장 쫄깃할 정도로 가슴을 옥죄는 전개보다는 인물의 내면을 관찰하며 전개되는 방식이 더 크게 다가와 조용히 각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만드는 소설이라 고전 스릴러에서 풍기는 느낌을 물씬 받게 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