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시스터

디어 시스터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9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자매란 단어를 떠올리면 티격태격해도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속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떠오르곤한다.

형제가 없는 나에게는 자매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그런 정다운 모습이지만 의외로 현실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 의외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형제가 아닌 자매임에도 메마른 감정밖에 느껴지지 않는 형식적인 메일로 시작하는 '디어 시스터'는 친자매가 아닌 재혼 가정으로 엮인 자매인가 싶을 정도로 이나와 주나의 모습은 서먹하기 그지없다. 그저 살아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생존여부를 보고하듯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메일을 언니인 이나와 주나는 주고 받는다.

고등학생인 이나와 중학생인 주나, 그 전엔 이정도로 서먹하지는 않았었는데 어느 순간 멀어져버린 자매는 방학을 맞아 언니 이나는 치앙마이에 사는 이모의 산달을 앞두고 엄마와 와 있다. 반면 동생 주나는 일 때문에 독일로 출장을 떠나는 아빠를 따라 나섰지만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독일은 낯설고 따분하기만 하다.

멀리 떨어져있는 자매의 이야기가 주거니 받거니 펼쳐지면서 말로 꺼내지 못했던 자매의 속 이야기가 드러난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말하지 않으면 다 알 수 없는것처럼 말이든 글이든 표출되지 않음에서 오는 오해가 쌓이면서 골이 깊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곤하는데 각자의 아픔을 말하지 못한 채 덤덤히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찡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