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가리로만 할까?
박정한.이상목.이수창 지음 / 들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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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다소 과격해 보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아가리'란 입으로만 한다고 내뱉어놓고 실천하지 못하는 비루함의 상징인 사람을 일컫는다.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 또한 그런 아가리에 속하는 사람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주변엔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지인이 산 아파트가 한 달 만에 일억이 넘는 가격이 오르고 고민만 하다가 사지 않은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것을 옆에서 지켜볼 때의 심정이란, 나의 가방끈이 길지 못한 것은 부모 탓이요, 더 넓은 집에 살지 못하는 것은 부모의 도움 없이 시작한 것이라며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고 그로 인해 한없이 우울하기만 한 삶, 그 어둡고 우울하기만 했던 기간을 나 또한 겪어봤다.

한마디로 비루하기 짝이 없는, 답도 없고 쓸데도 없으며 정신건강에 최악인데다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까지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온갖 잡생각 때문에 한동안 힘든 기간을 견뎌낸 후 내가 얻은 답은 타인과 비교하는 것을 그만두자였다. 남이 가는 여행, 남이 먹는 음식, 남이 사는 집, 남이 타고 다니는 차, 남의 직장, 남의 성격 모두 내 것이 아니라면 비교하지 말고 그저 내 맘이 편하자고 타인을 깎아내리는 못된 심성 또한 접어두는 것이 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는 것을 지질함에 오래 쩔어있다 깨달은 결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틈엔가 불쑥 나도 모르게 비루한 생각들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내 맘 편하자고 편협한 생각들이 자꾸만 튀어나와 결국엔 입 밖으로 뱉어버린 나 자신이 한심해 지구 멸망을 빌 만큼 사라져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왜 아가리로만 할까?>는 그런 사고방식, 그런 생각에 붙잡혀 더없이 초라해질 나 자신을 겨냥한 일침이다.

누군가 말해주지 않아도 한순간 내 감정 편하자고 남을 깎아내리고 내가 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변명을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다른 생각으로 전환하여 스스로 평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알면서도 그 순간 이성을 이겨내는 것을 못할 때가 나 또한 많이 발생한다. 그렇게 내뱉어버리면 이후 내내, 심지어 몇 년 동안 불쑥불쑥 그때의 상황 때문에 밤잠을 설칠 만큼 후회스러울 때가 있는데 차마 타인에게는 바른말로 하지 못하지만 나 자신에게 또한 정색하고 말하지 못했던 말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아닌 것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도 심통 난 마음을 다잡기 힘들 때가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도록 하자. 뾰족뾰족했던 감정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고 집 나간 이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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