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1,2

[세트] 문명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한국 독자들에게는 좀 더 친근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 <문명 1,2>

이번 작품은 또 어떤 기발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그간 그의 작품을 만나왔던 독자라면 아마 들었음직한 생각!

표지에 그려져있는 고양이 그림을 보면서 '혹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작 <고양이>를 읽어봤던 독자라면 이번 신간에 대한 사전 내용을 알지 못했더라도 '혹시? 설마?'라는 의혹을 품었을 터!

그런 의문을 가지고 펼친 소설에서 역시 낯설지 않은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당찬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등장이 그것! 전작을 이어 다시 만나게 된 바스테트의 이름만큼이나 반가움에 설레면서 들춰봤던 <문명 1,2>는 인간이 이룩했던 그간의 문명을 함께 훑어보는 듯해 더욱 읽는 재미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는데 인간이 아닌 '바스테트'란 고양이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바야흐로 페스트가 퍼지고 인간대멸망 시대를 거쳐 황폐화돼버린 지구, 인간이 그간 이룩했던 찬란했던 문명의 역사는 쥐가 퍼트린 전염병으로 인해 일어섰다 스러졌던 수많은 문명의 이야기처럼 흘러가버리고 지구를 점령하려는 쥐들의 공격으로 인간과 고양이들이 힘을 합쳐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상황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이 인간의 반려묘라는 인식을 거부하며 인간 위에 군림하는 세상을 꿈꾸는 바스테트, 쥐들의 반격을 저지하며 쥐들의 세상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바스테트, 하지만 점점 불리해지는 전세 속에 지하철처럼 통로가 없는 섬으로 피신해 인간과 함께 보금자리를 튼 고양이들은 다시금 시작된 쥐들의 반격으로 또 다른 보금자리인 시테섬으로 도망치지만 인간의 실험묘였던 피타고라스처럼 새로운 쥐의 우두머리인 실험 쥐 티무르를 중심으로 한 공격으로 섬이 포위되자 바스테트는 집사 나탈리와 그녀와 소통이 가능한 피타고라스와 함께 열기구를 타고 쥐들에게 둘러싸인 섬을 도와줄 누군가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방향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열기구는 어느 방향으로 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그에 더해 비둘기들의 습격으로 열기구에 구멍이 나면서 불시착하면서 바스테트와 나탈리, 피타고라스는 또 다른 곳에 불시착하게 된다. 힘들게 자신들처럼 살아남은 인간과 고양이들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구해보지만 이들을 도와줄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들의 힘든 여정은 과연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까?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은 더욱 궁금증을 증폭시키지만 쥐의 소굴이 돼버린 지구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이야기들은 터무니없이 여겨지지 않기에 왠지 숙연한 느낌마저 든다. 인간에게 도륙된 돼지들의 반란과 쥐들의 습격, 그간 인간이 이룩해온 문명들을 훑어보며 과연 인간이 이룩했다 자부하던 문명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찬란하기만 했던 것이었는가란 질문 앞에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는 것은 고양이와 쥐, 등장하는 동물들의 희생을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것에 대한 충격일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