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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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죽을 것처럼 힘들지만 않다면 하루하루가 그럭저럭 흘러간다.

입시, 취업, 집 문제, 가족문제, 건강 문제, 돈 문제.... 등등의 문제들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지고 한강 다리 위에 서고 싶은 마음이 당장 들지만 않는다면 그저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구절에 깊은 감탄을 지어내며 그때 한강 다리 위에 오르지 않은 나 자신의 소심함을 칭찬하며 사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

인생이 즐겁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미친 에너지로 충만한 사람이 아니라면(내 경우엔 하루하루 미친척하며 자기암시란 것을 해봐도 정말 미친 것처럼 긍정 에너지가 마구마구 뿜어져 나오진 않았던 것 같다) 다들 비슷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그날그날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그런 기분을 딛고 기분 좋게 조절하여 하루를 무사히 잘 보낼 수도 있고 의도치 않은 일들에 말려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해 분노와 좌절로 가득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살다 보니 다들 사는 게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이가 어릴 때는 가지지 못한 것에, 많이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와 자기 연민 내지는 자괴감으로 점철된 삶이었다면 나이가 들수록 인생 앞에 조금씩 초연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아침에 눈 뜨는 날수가 많아질수록 그 사람과 나의 차이가 별 의미가 없으며 그저 별 탈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져 오히려 나이 먹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만 힘들고 모든 안 좋은 일들의 화살은 나에게만 향한 것 같아 울적하고 우울하며 사는 것에 당최 낙을 느끼지 못해 구구절절 지질해 보이는 자기 연민까지 곁들인다면 아마 읽는 도중 이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런 에세이는 초반까지는 공감과 안타까움으로 발을 맞추며 출발하다가도 어느 순간 복장 터지게 하는 우울함을 독자에게까지 전파시키기에 좋아하지 않지만 적당한 보폭으로 하루하루의 일들, 그중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임에도 적당한 선에서 담백한 감정을 담은 글이라 힘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특징인 동글동글한 그림이 전해주는 편안함도 이 책을 무리 없이 읽기에 한몫하지 않았나 싶은데 글도 글이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캐릭터 중 쳐다보고 있으면 의외로 힐링 되는 듯한 그림이 나에게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제목부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자질구레한 감정들을 배제한 담백한 글이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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