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 dele 2
혼다 다카요시 지음, 박정임 옮김 / 살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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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동생의 죽음을 겪은 후 가족해체를 겪었던 유타로, 디리 1편에서는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디리 닷 라이프의 대표 케이시와 그곳에 소속된 유타로가 맡은 의뢰를 해결하며 조금씩 친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1편이 끝나갈 즈음 동생의 사진을 보며 옛기억을 회상하는 유타로는 자신이 죽으면 가장 먼저 케이시에게 달려와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을 기억해달라고도하는 이야기가 나와 이어질 2편은 아주아주 슬프고 고약한 내용이지 않을까 조바심이 느껴졌는데 2편은 예상됐던 상상과 다른 전개가 펼쳐진다.

1편과 같이 자신이 죽은 후 데이터를 삭제해달라는 의뢰를 수행해나가는 케이시와 유타로, 사건을 해결하고 그 속에서 의뢰인들의 본심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타로와 이성적이며 의뢰인들의 의뢰를 본분에 맡게 이행해나가는 케이시는 2권에서 어떤 의뢰를 맡게 될까? 했는데 2권에서는 유타로의 여동생 친구가 전해준 병원괴담이 시작되며 유타로의 가정을 해체시켰던 여동생의 죽음 뒤에 신약 임상시험의 실체가 숨어있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병원괴담에서 시작되어 되돌릴 수 없는 이야기가 된 신약 임상시험의 비밀, 그로 인해 죽어야했던 유타로의 여동생, 그리고 그 실체를 드러내는 의뢰인의 데이터!

하지만 유타로 여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힐 이야기가 등장할거란 기대를 깨고 케이시와도 얽힌 이야기가 등장해 더욱 긴장감을 일으키는 디리 2!뭔가 등장할 것 같아 1편을 마치면서도 조바심으로 밤잠까지 설치게했던 디리는 그 예상을 깨며 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2권에서 풀어놓는다. 독도다이처럼 혼자만의 방에 갇혀 있는 듯한 케이시에게 모처럼 사람냄새 나는 유타로의 등장으로 훈훈한 이야기가 전개되도 되겠다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내용으로 인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내내 조마조마하며 읽게 됐던 것 같다.

저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것이 아날로그적인 일기장이나 메모가 아닌 데이터란 설정 자체가 참신성을 더해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의뢰인들의 죽음 뒤에 그들의 본 모습을 알아가기까지 오해를 거듭해 진실로 나아가는 모습 또한 인간의 악랄함이 아니어서 좋았지만 역시 유타로와 케이시가 간직한 어마어마한 비밀은 역시나 압권이었던 것 같다.

아픔과 외로움을 간직한 유타로에게, 인간에게 곁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였던 케이시에게, 그들이 생각하고 바라본 인간은 어떤 것이었을까란 생각이 뜬금없이 들며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단편도 재밌었지만 이야기가 더 이어져도 좋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도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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