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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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이란 타이틀로 호기심이 들었던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는 무엇을 꿈꾸는 희망적인 상황을 그렸으리란 추측을 깨고 조금은 암울한 분위기의 새해로 시작한다.

농구를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것만큼 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캐시, 더군다나 성적까지 좋지 못해 한차례 더 유급할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부모님 누구 하나 이런 캐시에게 큰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캐시 밑으로 쌍둥이 동생 피치와 버드가 있다. 매일같이 오락실에서 죽치고 있는 것이 일과인 피치와 여성 우주 사령관을 꿈꾸는 버드는 삼 남매지만 저마다 성향도, 성격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다르다.

누군가 말하지 않는다면 남매란 사실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지지 않는 넬슨 토머스 가족, 눈만 마주치면 서로 으르렁거리지 못해 안달인 엄마 아빠까지 정해진 궤도를 돌고는 있지만 언제고 폭발해 없어질지 모를 아슬아슬함이 느껴지는 분위기는 같은 공간에 가족이 있지만 정겨움이나 화기애애함은 느껴지지 않아 삭막하기까지 하다. 더군다나 맞벌이하는 부모님은 서로를 위해주기는커녕 서로의 잘잘못을 비아냥거리기 일쑤이며 퇴근이 늦는 아내 대신 아이들 저녁을 챙겨주는 모습 대신 힘겹게 일하고 온 아내에게 저녁을 차리라며 융통성 없게 굴어 결국 부부 싸움까지 이르게 하는 아빠의 배려 없는 태도는 불편감마저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밝게 자랄 수 있을까, 서로 각자 따로인 아이들의 모습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아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마는 가족의 분위기는 어눌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1월 1일 새해부터 시작하며 전개되는 날짜와 기계, 우주라면 환장하는 버드에게 카운트되는 날짜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이어지는 부분에서 밝혀지는데 서로 보듬지 못하고 겉도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들에게 닥친 사건은 서로 무신경했던 가족인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표현하지 못했지만 서로 걱정하고 생각해 주고 있었다는 사실은 역시 가족이기에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밝고 즐거운 분위기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밝고 즐거워 힘겨운 현실을 피해 거짓 위로를 받고 싶은 심리보다 이것이 너무도 현실적인 우리네 사는 모습이라는 사실에 약간의 섬뜩함과 서글픔이 느껴져 오히려 가슴에 오래도록 스몄던 것 같다. 무엇보다 소설을 읽고 부모 입장이기에 부모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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