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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의 세계 - 어느 미술품 컬렉터의 기록
문웅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1년 3월
평점 :
수집이라고하면 먹고살 만한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아마도 수집의 영역이 되는 종류가 소박한 것이라면 그런 생각까지 이어지진 않겠지만 그것이 상당한 금액을 호가하는 종류의 예술품이라면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그러한 편견으로 시작된 <수집의 세계 : 어느 미술품 컬렉터의 기록>은 얼마나 고가의 예술품을 수집하는걸까란 단순한 호기심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돈이 많거나 또는 재테크의 일환으로 수집을 하는 이야기가 아닌,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보는 눈이 점점 확대되어 미술품에 대한 집착인 면까지 엿보이는 한 예술품 수집가의 인생을 통해 이러한 삶도 있음을, 비뚤어진 잣대로 정의 내렸던 수집의 면모를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저자의 수집 입문은 서예로부터 시작한다. 서예를 배우면서 문방사우를 접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관심의 폭이 넓어지게 되고 그것을 모으게 되는 순으로 시작한 수집은 이후로 추사 김정희의 서체와 여러 미술품이나 예술품 소장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게 되었던 진품을 보는 안목과 일화들은 그 세계를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색다른 즐거움과 저자가 그토록 손에 넣고 싶었던 예술품을 낙찰받았을 때의 희열까지 느낄 수 있었다.
사업이 잘되지 않아 집을 팔아야만 했을 때도 그동안 모았던 예술품은 손대지 않았을 정도라 하니 그의 예술품 수집에 대한 집념이 이 일화에 고스란히 나타남을 볼 수 있었다.
책을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세계 여러 곳에서 다양한 수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묶은 책으로 생각하였으나 한 사람의 수집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약간은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여러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 예술품에 대한 열정이 이렇게 확고하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단순히 소장욕에 지나지 않는 것이란 생각에서 시작했던 수집은 그것을 통해 전문적인 공부와 안목을 넓히는 저자의 경험을 바라보며 가지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을 떠나 미술품을 대하는 인간의 순수함과 초연함마저 느껴졌던 것 같다.
그러한 노력이 있기에 그저 소장욕만 있다고 예술품을 모은다는 생각은 꿈도 못 꾸지 않을까 싶었고 저자가 모았다는 예술품들을 볼 기회가 닿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