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신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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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대한 주제를 다룬 소설은 펼쳐보기 전부터 왠지 무거운 인상을 받는다. 그동안 만났던 작품들이 이처럼 무거울 수도 있을까 싶은 주제였고 신이란 이름을 빌려 자행된 수많은 것들이 신의 뜻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욕망에 지나지 않는 사건들이었기에 궁금하면서도 펼쳐들기가 조심스러웠던게 이 책을 대면하는 첫인상이었을 것이다.

말끔한 인상과 용모, 사회의 비리를 파헤치며 아나운서로 활약했던 선재는 이제 사람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던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정치계의 입문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야망도 있었고 실력도 있었으며 자신 또한 있었기에 선재는 정치계 입문의 도약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비리를 파헤치는 바람에 자살한 정치인의 비서가 선재가 터트린 특종은 거짓이라며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사건으로 인해 정치계로의 도약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자신은 결백하며 모략을 받은 것이라는 항변에도 그동안 쌓았던 국민들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5년이 흐른 지금 잘나가던 선재는 알콜중독자가 되어 지저분한 단칸방에서 미래도 없는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5년 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던 누나가 다급하게 선재를 찾아와 딸 수아가 사라져버렸고 한참이 지나 걸려온 전화에 뜬금없고 의미 없이 삼촌의 이야기를 하다 끊었다며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 이에 선재는 중독 치료 모임에서 알게 된 해커 성원의 도움을 받아 수아가 그동안 연락했던 친구나 어느 곳에 접속했는지를 조사하면서 수아가 종교단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단서를 찾아 나선 선재는 생각지도 않게 고등학교 친구인 동명을 만나게 되면서 소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를 풀어놓는다.

그렇고 그런, 흔하고 흔하지만 그럼에도 불편한 마음으로 만나게 되는 종교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펼쳤지만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와 결합해 달려간다. '뭘 그렇게까지...'싶은 의문이 들 만큼, 아니 그렇게 해야 할만한 일일까? 싶었다가 가히 인간의 상상력에 국한되는 이야기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무거운 주제로만 다가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독성 있게 읽혔고 무엇보다 색다른 전개가 돋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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