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ㅣ 서가명강 시리즈 15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평점 :
하버드생이 읽어야 할~, 서울대생 필독도서~라는 부제가 달린 고전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본 사람이라면 고전의 '고'자만 들어도 씁쓸한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고전의 참 재미를 마흔이 넘어가는 나이에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책장에 꽂아둔 고전에 썩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고루하고 지루한, 단어에 암호를 내포한 듯 이렇게 생각해도 맞는 말 같고 저렇게 생각해도 맞는 말 같은 아리송함에 결국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던 기억은 나만이 가진 기억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그런 기억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기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고전을 서점에서 쉽게 골라 읽지 못했었다. 그러다 나이가 차고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생기면서 그 속에 숨은 뜻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내면 변화가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이해하고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됐던 것 같다.
이 책을 쓴 홍진호 교수도 고전을 읽으려면 작가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고전을 이해하는 영역이 넓어진다고 이야기하는데 고전을 읽은 사람이라면 당연하다고 여길 것이다. 뭐든 빠른 것이 미덕이 된 시대에서 읽자면 느림과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런 것들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적 정취 또한 느낄 수 있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전일 것이다.
헤세의 '데미안',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 카프카 '변신', '시골의사'의 소개는 많이 알려진 고전이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해석 풀이를 본듯한 느낌도 들었고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방향으로 사유할 수 있다는 데서 또 한 번 책을 읽는 매력을 엿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