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숨소리
치아(治我) 지음 / FIKA(피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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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야릇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소설이나 감성 에세이가 떠오르는 제목이라 미처 그것과 연관 짓지 못했던 <밤의 숨소리>는 '관계 수업'이란 타이틀을 내세운다. 관계 수업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빠져서는 안되는 간극을 말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흔히 생각해 떠올리는 관계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여도 엄연히 따지면 그 관계도 결코 사람 사이에서는 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관계 수업이란 의미에 뒤늦게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는데 책의 내용이 바로 '섹스'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섹스', '관계'란 단어를 떠올리면 좋은 어감보다는 뭔가 어색하고 불편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인간 내면에 있는 호기심은 다들 비슷한 범주일 텐데 그것이 단어가 되어 입 밖으로 튀어나오게 되면 어쩐지 그것을 입으로 내뱉은 사람이 저급해 보이기도 해서 참 애매한 단어가 아닐까 싶은데 이 책은 그런 사회적 현상에 의해 섹스를 그릇된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올바른 정의를 내리는 반면 남자친구와 혹은 여자친구와의 섹스로 고민인 사람들 사례를 통해 입 밖으로 차마 내뱉지 못했지만 다들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비슷한 경험들로 고민이었던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성에 대한 고민과 궁금증이 담긴 사례들이 담겨 있는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고 궁금하고 고민스러웠지만 그 누군가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던 민감한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을 접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섹스를 잘하기 위한 설명서라기보다 내 몸을 소중히 여기며 영화나 책을 통해 축적된 판타지를 현실에서 이뤄내기보다 편안하고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마음을 가질 것과 관계를 하지 않고 그저 안고만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신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흔히 생각하고 있는 관계와 삽입이란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더 잘 지내기 위해 고민하는 다양한 연인들의 모습과 사랑하지 않지만 관계 때문에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관계란 의미를 다시 정의 내릴 수 있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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