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털리 부인의 연인 1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최희섭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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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클래식코리아 / 채털리 부인의 연인 1,2 / D.H. 로렌스

유명한 고전이지만 시대를 거스른 문제작이란 평으로만 기억된 채 읽지 못했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만났다.

외설스러운, 시대를 거스른, 문제작. 이란 이 작품은 도대체 얼마나 외설스럽길래 작품이 언급될 때마다 부정적인 숱한 단어들을 뿌렸을까 궁금했더랬다. 그리하여 만나게 된 이 작품은 외설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싸한 아픔이 전해졌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유분방하게 자란 코니는 자신보다 열 살이나 많은 귀족 가문인 클리퍼드와 결혼하게 된다. 짧은 신혼 생활을 뒤로한 채 전쟁에 참가했던 클리퍼드는 온몸이 바스러져 목숨만 부지한 채로 돌아왔고 치료를 거듭했지만 결국 하반신 마비가 되어 아이를 갖길 염원하는 코니의 바람을 들어줄 수 없게 된다.

클리퍼드는 하반신 마비가 온 후 더 소심하고 자기애가 심해졌는데 그것을 글을 통해 표출하려는 마음이 있지만 귀족 출신이기에 상충된 감정을 지닌 인물로 고향에 처박힌 후 사교계의 여러 사람들을 집에 초대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고 코니는 그런 클리퍼드 곁에서 내조하는 조신한 아내 역할을 해내기를 2년, 타지의 생활과 겉도는 듯한 느낌은 이방인이란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고 그렇게 지쳐갈 때쯤 클리퍼드의 초대를 받고 방문한 희극작가 마이클리스에게 강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둘은 비밀 연인이 된다. 하지만 그녀도 그도 무언가를 바꿀 수 없다는 현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저 육체로만 이어가는 관계가 오래 갈리 없었는데....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만남은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짜릿함 때문에 금지된 사랑보다 더 강력한 자극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통제할 수 없고 거스를 수 없었던 감정은 더욱 위태롭게만 보인다. 이후 코니는 숲속 오두막에서 홀로 살고 있는 멜러즈를 통해 불같은 격정에 휩싸이게 되고 둘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오두막에서의 밀회를 즐기기 시작한다.

내로남불이라고 했던가, 나에게는 운명적인 로맨스라 애틋함이 느껴지는 감정이지만 남이 하면 그저 불륜 같아 불편하기만 한 기혼자들의 금지된 사랑은 코니가 외간 남자와 관계를 가졌다는 것보다 당시까지 남아있던 신분사회를 거슬렀기 때문에 더 시대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당시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문학작품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외설적이란 느낌이 크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시대적 상황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까, '섹스'라는 천대된 본능에 가려진 여성의 핍박을 어쩌면 잘 담아냈다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소설을 들어가기 전 도리스 레싱이 언급한 그의 이야기를 보자면 어쩌면 소설의 주인공들에 작가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싶은 일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예술로, 일반인이 절대 이해하지 못할 이상적인 부부관계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탄생한 작품이 아니었나란 생각도 들었다. 아마 서문을 읽지 못했다면 작가의 생애를 알지 못했을 테고 그럼 소설을 대하는 느낌이 사뭇 달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저자의 부부 이야기가 작품에 미쳤던 영향력을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소설임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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