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 나의 자발적 비대면 집콕 생활
정재혁 지음 / 파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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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람북 /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 정재혁 지음

영화 전문지 등에서 기자로 10여 년간 근무했고 서른즘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통신원으로 근무했지만 몸의 이상으로 인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삶을 시작했다. 그렇게 5년이란 시간 동안 돈벌이를 위한 정상적 출퇴근에서 거리가 멀어졌고 집에서 하루를 보내거나 이따금씩 카페를 가는 등의 생활을 하며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내밀었던 명함이 소멸되는 시간을 보내며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비대면 집콕 생활을 하게 된 저자의 이야기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처음엔 혼자라는 즐거움이란 제목에 내 나름대로의 혼자라는 즐거움에 상응하는 공통 주제가 있지 않을까 싶어 궁금증이 일었는데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일상이나 이런저런 생각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혼자라서 느껴지는 즐거움보다는 혼자 있는 삶에 최적화되어가는 인간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 자신을 돌아볼 겨를 없이 돈벌이를 하기 위해 달렸던 날들을 뒤로한 채 늦게 일어나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삶은 왠지 모든 자유를 누리고 있는듯하지만 그만큼 편하게 누릴 수 없는 마음의 죄책감이 뒤따른다는 것은 혼자라서 느끼는 즐거움보다는 자라며 학습한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누구나 그러할 인간의 모습을 마주하는 듯했다.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는 이 시간을 제대로 즐기기보다 침대에 누워있을 나와 달리 회사 책상에 앉아 일하느라 바쁠 그 누군가의 삶과 비교하며 나도 모르게 뒤처져있다는 열패감이 드는 등의 감정은 그 누구라도 드는 생각이 아닐까, 하지만 글을 읽다 보면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여느 사람들에게 느껴졌던 조급함이나 열패감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그 시간을 오롯이 보내며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쳤었던 것들을 마주하고 그에 따른 생각들이 뒤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이 혼자이기에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 대신, 나름대로의 여유를 만끽하며 혼자라는 시간을 잘 버티거나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 충만해 집에만 있기에 느껴지는 짠함이나 안쓰러움이 들지 않아 심적으로 편하게 글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갇혀버린 사람들, 일상적인 생활이 어느새 향수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더불어 다 같이 함께하던, 그래야만 했던 생활에서 벗어나 그동안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나'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에 고통스럽게 여겨질 이 시간을 더욱 가치 있고 소중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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