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러고 사는 건 아니겠지 - 들키고 싶지 않은 것들의 고백
김승 지음 / 꿈꾸는인생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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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인생 / 나만 이러고 사는 건 아니겠지 / 김승 지음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 몸을 욱여넣고 오늘도 나의 하루를 전당잡힐 회사로 향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쳐지기 싫어 자기 최면을 걸어보지만 나도 모르게 눈길이 향한 사람들의 표정에 다시금 어깨가 쳐졌던 경험, 그러면서도 하루를 시작해야 된다는 부담감과 어떤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까란 불안감이 어린 눈빛에 나와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묘한 동질감을 느꼈던 적도 있었다.

TV에서는 성공한 사람들, 잘나가는 사람들만 주구장창 보여주니 나 자신은 처절한 패배자로 비치는 듯한 몹쓸 느낌에 열패감을 느꼈던 적이 여러 번이었다. 자기계발에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지금의 모습으로 올라서기까지 많은 실패가 있었고 좌절감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그것들이 거름이 되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며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람이 나락에 걸쳐져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을 땐 몸 안에 모든 기운을 짜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에 다시 기운 내보고자 했던 마음에 펼쳤던 책들이 전혀 위안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둘러보면 나와 다르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 좀비처럼 일어나 가족들을 챙기고 직장으로 향해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또다시 집으로 와서 나 자신보다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되풀이되는 일과들, 나만 이러고 사는 건 아니지만 그런 기운에 빠져살면 나한테 득이 될 건 아무것도 없음을 또한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처음 <나만 이러고 사는 건 아니겠지>란 제목에 크게 다르지 않을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일상에서 저자는 어떤 하루를 맞이하기 위해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살아갈까란 궁금증이 들었더랬다. 그래서 공감과 어느 정도의 기대감이 있었더랬다. 하지만 장수를 넘길수록 무겁게만 쳐지는 글이 굉장히 힘들게 다가왔다. 뭔가 공유하려던 공감보다는 답답한 마음이 내내 가슴을 무겁게 억눌러 책을 계속 읽다가는 이 분위기에 잠식될 것 같아 도중에 책을 덮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아야 했을 만큼 나에게는 꽤나 무겁게 내려앉았던 글들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어딜 가나 꼭 이유도 없이 나를 싫어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며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오해와 감정 소모 때문에 사회생활이 더 힘겹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 또한 많은 또라이를 만났었고 되돌아보니 내가 또라이였던 적도 있었는데 저자가 겪었던 일화들을 보며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일들 같아 숨이 조여오는 기분마저 들었는데 한밤중 퇴근길에 술 취한 자기 친구를 데려다주라며 불러내는 상사의 일화들은 참 할말을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많이 힘들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사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견뎌내지는 일이 아닐 거란 생각에 이런저런 답답함에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너무 솔직한 저자의 고백들이 제목처럼 나와 다르지 않음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도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모쪼록 부디 더 힘을 내어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런 일들을 더는 겪지 않고 심적으로도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여유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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