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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연습
수잔 최 지음, 공경희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1월
평점 :


왼쪽주머니 / 신뢰 연습 / 수전 최 소설
'한국계 최초, 전미도서상 수상 소설'이라는 타이틀과 <신뢰 연습>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동했던 '수전 최'의 소설은 예상과는 달리 조금은 난해하게 다가온 소설이다. 청소년기의 혼란을 연상시키듯 이 소설에 등장하는 세라와 데이비드는 '시립 공연 예술 아카데미'라는 특화 학교의 '신뢰 연습'이라는 꽤 독특한 수업 시간에 일어난 접촉으로 사귀는 사이로 발전한다.
호기심과 성욕이 폭발적으로 눈뜨는 나이, 불이 꺼진 공간에서 서로의 체취나 특징으로 서로를 가늠하는 신뢰 연습 수업, 사실 그 조차도 뭔가 부족감이 들었지만 표현된 문장이 도대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더듬어 되돌아가게 만드는 문체가 꽤 신선해서 뭔가 팡! 하고 터지는 장면 없이 조용조용 전개되는 구도임에도 쉽사리 책을 덮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나이지만 인생을 다 알 것 같음에 혼동스러운 시기, 나의 외모를, 내 감정을 포장하며 때론 그런 감정들이 우습고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깨지도 완벽해지지도 못한 어중간한 감정 상태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세라의 감정을 엿보면서 그 시절의 감정 기복에 조금씩 보폭을 맞춰갈 무렵 이야기는 조금씩 예상을 빗나간다.
첫 번째, 두 번째를 지나 세 번째에 도달하기까지 '신뢰 연습'이라는 제목은 조금은 난해하고 어렵게 시작되었지만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얼마나 심오하고 철학적인 제목인지 느끼게 되는데 인물마다 느끼는 각각의 감정은 어른의 세계와 아이들의 세계, 기묘한 이질감 속에 혼합될 수 없는 안타까움을 잘 표현하고 있어 읽으면서 중간중간 멈추고 곱씹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