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 한국사를 다시 읽는 유성운의 역사정치 ㅣ 지도로 읽는다
유성운 지음 / 이다미디어 / 2020년 12월

이다미디어 /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 유성운 지음

지도와 사진으로 살펴보는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은 한국사를 공부하는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책이다. 큼지막하게 실린 지도를 통해 삼국사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기 좋게 되어 있어 지도를 꼼꼼하게 보지 않는 아이들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은 삼국시대와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비중을 많이 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데 1장에 등장하는 삼국시대 신라 4대 왕인 석탈해의 다파나국은 어딘가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일반적으로 거론되었던 일본 외에 최근 중심이 실린 시베리아 캄차카반도 전래 설은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삼국유사에 실린 가락국기를 통해 석탈해와 수로왕의 세력 다툼을 참새와 새매 등의 이야기를 통해 철기가 중요시되던 시대에 새를 통한 승자의 재밌는 표현법을 다른 책에서 보며 재밌다고 생각하였는데 이 책에서도 등장하여 석탈해란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던 것 같다. 이어 석탈해가 호공의 집 근처에 철기를 묻어 그의 집을 취하는 대목에서 호공과 왜의 세력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이 한때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며 남쪽을 취했다는 내용은 삼한시대 변방의 실질적 상태를 달리 해석해 보여주고 있으므로 적절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이어지는 백제 시조에 관한 온조와 비류의 이야기에서 '초고계'와 '고이계'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 외에도 조선시대로 넘어가 영조의 강한 금주 명령법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농업이 주였던 조선시대에 유학에 빠질 수 없었던 술은 비가 내리지 않는 가뭄 등의 국가적 재난 앞에서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금주령에도 밀주를 빚었다는 이유로 모래사장에서 효시를 당했다는 기록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데 예전 영조 시대에 밀주와 관련된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기에 더욱 관심 있게 읽혔던 것 같다.

그 외에도 성리학의 거두인 이황의 땅이 36만 평이 넘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인데 이재를 중요시하면 인간이 본성을 잃고 도리를 어지럽히게 될 것이라며 상공업의 발달을 극도로 꺼리고 천히 여겼던 당시 조선시대에서 성리학의 거두라고 불리는 이황이 실제론 누구보다 자산을 늘리는데 관심이 많았으며 실제로 어마어마한 전답과 노비를 재산으로 불린 이야기는 오늘날 고위공직자들의 이야기와도 다르지 않게 다가와 씁쓸함이 들었던 것 같다.

보통 한국사라고 하면 흥미롭지만 비슷비슷한 내용들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를 가지고 읽는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도 있는데 큼직한 지도와 설명이 갖추어져 아이와 어른 모두 흥미롭게 읽기 좋게 구성되어 있어 요즘처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좋았던 것 같다.